베일벗은 '남한산성', 원작부터 배우까지 "이것이 韓어벤져스"

김현록 기자  |  2017.08.23 12:31
배우 박해일, 고수, 김윤석, 황동혁 감독, 배우 이병헌, 박희순, 조우진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박해일, 고수, 김윤석, 황동혁 감독, 배우 이병헌, 박희순, 조우진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원작부터 스타군단까지. 한국 영화계의 어벤져스가 만들어낸 올 추석 기대작 '남한산성'이 베일을 벗었다.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훈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도가니'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모여 화제를 모았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졌던 두 명의 충신으로 분한 이병헌과 김윤석은 '남한산성'의 두 축. 이병헌이 주화파(主和派)를 대표하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김윤석이 척화파(斥和派)를 대표하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을 각각 맡아 강렬하게 맞부딪쳤다.

이병헌 /사진=김휘선 기자 이병헌 /사진=김휘선 기자


이병헌은 1000만 영화 '광해' 이후 오랜만의 사극이란 평에 "'협녀'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말문을 열었다. 이병헌은 "'광해, 왕이 된 남자'나 '협녀'는 판타지가 가미된 면이 있었다"며 "'남한산성'은 역사 그대로를 고증하고 실제 역사와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서 다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명길이라는 실존 인물이 행했던 모든 것들을 그대로 보여줘야 해 좀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이 영화를 접했다. 그래서 정통사극의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석 /사진=김휘선 기자 김윤석 /사진=김휘선 기자


김윤석은 "이렇게 오랫동안 제대로 건드리는 사극에는 처음 출연했다"면서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의 고전이었다면 재밌게 찍을 수도 있었겠으나 남한산성은 보통 한 회차로 넘어가든지 피해가는, 굴욕적인 역사겠으나 그것을 제대로 건드려 알아야 한다는 원작, 감독님의 생각이 와 닿았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두 인물이 중심은 같으나 다른 의견을 내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 실존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해일 / 사진=김휘선 기자 박해일 / 사진=김휘선 기자


'남한산성'에서 조선 16대 임금 인조 역을 맡은 박해일은 "왕 역할은 처음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해일은 "옆에 계신 이병헌 선배님이 '광해'에서 왕을 연기했는데, 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로는 쉽지 않고 많지 않은 기회를 이번에 얻게 됐다. 아무튼 왕이다보니 감개무량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조란 캐릭터가 아닌가. 박하게 평가하는 분이 많더라.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역할이 인조여서 시작하는 데 고심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힘들었던 게 5개월간 무릎을 꿇고 계시는 선배들을 저만 보는 연기가 부담이 컸다"며 "실수를 하면 할수록 불편하실 것 같아 긴장감을 갖고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윤석 선배님이 불덩어리를 쏘아대고 병헌 선배님이 얼음덩어리를 던져댄다. 어느 쪽이 쏠렸다면 결정이 오히려 쉬웠을 것이다. 워낙 팽팽한 긴장감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해일이 언급한 대목, 인조 박해일을 사이에 두고 최명길 이병헌과 김상헌 김윤석이 펼치는 치열한 논쟁은 '남한산성'의 백미다 .

고수/ 사진=김휘선 기자 고수/ 사진=김휘선 기자


고수는 격서 운반의 중책을 맡은 대장장이 서날쇠 역을 맡았다. "구원병을 모으기 위해서 임금 친서가 적힌 격서를 가지고 성 밖으로 나가는 인물이다, 그 힘든 상황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한 희망을 가지고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촬영이 없을 때도 선배들의 촬영장에 늘 나가곤 했다는 그는 "선배님들 사랑합니다"라고 웃음짓기도 했다. 그는 "선배님들과 맞부딪칠 일이 많지 않지만 그 부름을 받고 행동하는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행궁의 분위기를 알고 싶고 보고 싶었다. 제 촬영이 없었지만 선배님이 있는 현장을 많이 갔다"고 말했다.

박희순 / 사진=김휘선 기자 박희순 / 사진=김휘선 기자


박희순은 남한산성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으로 분했다. 그는 "원작의 중요한 의미를 살린 것 같고 거기에 캐릭터의 탄탄함을 더했다.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의 좋은 예라고 생각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역할 탓에 모든 촬영을 야외에서 감행해야 했던 그는 '좋았던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처음 의상을 받았는데 털로 돼 있더라. 이 추운 겨울에 나는 살았다 했는데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면서 "전쟁은커녕 서있기조차 힘든 무게, 고개가 꺾일 듯한 투구였다. 제가 생각하기로 장군들은 싸움을 하지 않고 명령만 내렸을 것 같다. 도저히 무술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웃음 지었다.

조우진 / 사진=김휘선 기자 조우진 / 사진=김휘선 기자


조우진은 조선 노비 출신으로 조선을 침략한 청나라의 역관이 된 정명수로 분했다. 그는 "꿈만 같았다. 지금 이 순간도 사실은 개인적으로 꿈만 같은 시간이다"고 감회에 젖었다. 조우진은 자리에 함께한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을 가리키며 "'어벤져스'잖아요. 같이 자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고 감개무량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스태프도 마찬가지겠지만, 너무 베테랑 분들이고 선배분들도 배울 게 많은 분들이라 이분들에게 누가 되면 안되겠구나, 그저 이분들의 호흡을 따라가자는 각오로 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황동혁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연출자 황동혁 감독은 화려한 스타군단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았으면 이 영화는 못 들어갔을 것이다. 그만큼 연기력과 대중의 사랑 모두를 갖고 계신 배우가 아니면 투자사와 제작사에게 감히 이 영화를 만들자고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분들을 모아두고 '아 이 영화를 할 수 있겠구나' 해서 처음으로 안도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황 감독은"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한국에서 영화를 하는 감독으로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귀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조선의 상황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긴자감 속에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는 현 대한민국의 상황과도 닮아 보인다는 황동혁 감독은 "저도 소설을 읽기 전에 병자호란 남한산성에 대해 무지했다. 보통 닭백숙 먹으러 가는 곳으로 알게 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찍으며 본 남한산성은 느낌이 달랐다. 그것이 옛 역사가 아니라 지금 기억해주길 바라는 사실이라는 사점을 그 곳에서 영화를 찍으며 느꼈다. 여러분들도 이를 통해 다시 보는 게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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