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기분" 김재호, 주장 내려놓고 초심 찾기 돌입

수원=김지현 기자  |  2017.08.20 06:30
김재호. 김재호.


두산 베어스 김재호가 팀의 배려로 주장 자리를 내려놓았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김재호는 초심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재호는 올 시즌 잔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허리 부상으로 전반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 성적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두산의 붙박이 9번 타자로 타율 0.310, 7홈런 69득점 78타점을 기록하며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하지만 김재호는 올 시즌 타율 0.276으로 주춤했다.

허리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됐다. 결국 김재호는 지난달 30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산은 김재호의 주장 책임을 김재환에게 넘겼다. 이후 몸 상태를 회복한 김재호는 지난 15일 1군에 복귀했다. 다시 주장 자리를 넘겨받는 것이 순리였지만 두산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김재호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했다. 남은 시즌 김재환이 주장을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

김재호는 "팀에서 배려를 해줘서 주장을 재환이에게 넘겼다. 많이 도와줘야 할 것이다. 주장은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고참들의 눈치도 봐야 한다. 점점 자신의 것을 할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재환이가 최대한 신경을 덜 쓰게 해주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도 "재호가 2년 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다. 재환이가 주장을 하고 그 뒤에서 재호와 재원이가 도와주는 것이 훨씬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장 자리를 내려놓은 김재호는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얻었다.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김재호는 선발 복귀전이었던 18일 KIA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내면서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이어진 19일 kt전에서는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맹타로 기세를 이어갔다. 김재호는 "많이 집중을 하려고 한다. 경기에 못 나갔기 때문에 신인 때의 기분으로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올 시즌 나약했던 모습을 보였다며 반성했다. 그는 "제 자신을 뒤돌아 봤을 때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무래도 제가 약해진 것 같다. 제 자신이 약해졌다는 것을 안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2경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후회를 안 남기려고 지금 더 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백업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도 김재호에게 자극이 됐다. 안정된 수비와 함께 올 시즌 타격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인 류지혁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류지혁은 올 시즌 타율 0.299를 마크하면서 후반기 두산의 테이블세터로 제 몫을 해줬다. 김태형 감독은 류지혁을 후반기 상승세의 공신으로 뽑기도 했다.

김재호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확실히 자극이 된다. 팀에 좋은 백업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런 것들을 보고 2군에 있는 선수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2군에서 준비를 잘해서 올라왔을 때 언제든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 수 있다. 주전이라고 경기에 다 나서는 것은 아니다. 못하면 경기에 못 나가는 것이 맞다. 현실을 보고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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