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에서의 21일..잊히지 않을 추억의 시간

[PAS 청년 해외봉사단 21기 하계 봉사활동 보고서]

강민정 대구과학대학교 간호학과   |  2017.07.31 06:25
태평양아시아협회(PAS)가 6월 29일부터 7월 23일까지 8개국(캄보디아, 라오스, 몽골(2팀), 우간다, 탄자니아, 키르기스스탄, 태국, 네팔)에 9개팀의 제 21기 하계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을 파견, 각국에서 지역사회 봉사활동, 기능교습 및 문화교류 활동을 전개했다. 스타뉴스는 하계방학기간을 활용하여 문화교류의 일선에 나선 대학생 봉사단원들의 현장 체험을 그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소개한다.


키르기스스탄의 전경. 키르기스스탄의 전경.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30명의 학생들이 설렘 반, 기대 반으로 한국을 떠나 새로운 세계로 떠날 준비를 했다. 우리 팀 이름은 한[Han]키[K(e)y], 모두가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한국의 ‘한’, 키르기스스탄의 ‘키’를 딴 것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열쇠로 한국과 키르키즈스탄의 마음의 문을 열어 서로 화합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번에 우리 ‘한키’팀이 KKC(Kyrgyzstan Korea College)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교육은 총 5가지다. 그중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드론’, ‘목공예 작업’을 준비함으로써 단일팀만의 특색을 살리려 노력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곳을 찾은 나는 공항에 미리 마중 나와 있던 현지 친구들을 보며 반가운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그렇게 서로 안부 인사를 전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숙소에 도착했다. 당장 내일부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걱정됐지만 우리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 현지 친구들을 생각에 부푼 기대를 안고 잠을 청했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힘들고 아팠던 과거를 이겨냈다. 1991년 구소련연방 해체에 따라 정치적으로 완전한 독립국가로 자리잡기까지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키르기스스탄에게도 우리의 경험이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오프닝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플롯 및 오카리나를 통해 아리랑 연주를 한 후 유관순이야기와 광복까지의 과정을 담은 뮤지컬을 선보였다. 또 '우리는 하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플래시몹도 보여주었고 승리의 함성 노래에 맞춰 단체 플래시몹도 선보였다.

중간중간 내레이션을 넣어 보는 현지인들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했고 그 내레이션을 러시아 번역본으로 따로 만들어 현지 친구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눠줬다.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오프닝 세리머니를 통해 우리 한키 팀과 KKC 학생들 사이에 공감대가 자리잡았다.

드론을 띄워놓고 수업하는 모습. 드론을 띄워놓고 수업하는 모습.


우리 일정을 보면 오전에는 러시아수업 및 한국어 수업(초급, 고급)을 진행했고, 오후에는 드론, 미술, 음악, 체육 수업을 했다. KCC학생들에게 한국 문화와 역사를 소개했고 양국의 문화차이를 서로간에 이해해나갔다.

'러시아 수업'에서는 현지 친구들이 우리들에게 러시아 이름을 만들어주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회화를 중점적으로 배울수있았다.

한국어 수업에서는 실력에 맞게 초급, 고급으로 반 배정을 했다. 초급반에서는 자, 모음 및 간단한 단어, 문장들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고급반에서는 한국 문화,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드론 수업에서는 조립부터 시작하여 코스를 만들어 경주하는 것까지 진행해 학생들의 실력을 탄탄하게 쌓아주었으며 드론을 기증함으로써 참여학생뿐아니라 다른 현지 학생들도 드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미술 수업에서는 나무막대 집 짓기, 조명 만들기를 하며 학생들에게 그 성과물을 전해주었고 음악 수업에서는 악기를 다루어 본 적이 없는 키르기스스탄 학생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쳐주었다.

목공수업 모습. 목공수업 모습.


체육 수업에서는 실제 우리 대학 레저스포츠과에서 수업하고 있는 스트레칭을 준비했다. 아울러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또 K-pop과 줄넘기를 결합한 음악 줄넘기를 진행함으로써 힘든 운동을 지치지 않고 신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열정과 집중력이 대단해 처음 접했다고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좋은 성과들을 보였다.

봉사가 끝난 뒤 마지막 2박 3일은 문화탐방의 시간을 가졌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초원의 등대 부라나탑이었다. 12~13세의 키르기스스탄 소그드인이 지은 건물로 천문대 및 전망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 이 부라나탑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첨탑이며 원래 탑의 높이는 45m로 추정되지만 큰 지진으로 인해 아랫부분 25m 정도만 남아있다고 한다. 부라나탑 안은 좁고 어둡고 경사가 높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올라갈 때에는 무서웠다. 하지만 정작 올라가보면 키르기스스탄의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할 수 있어 올라갈 때의 무서움마저 다 잊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이식쿨 호수. 가로로 182km, 세로로 60km의 표면적은 6,236㎢로 경상북도만한 크기였다. 현재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나를 포함한 팀원들은 그 얘기에 모두 놀랐다. 호수지만 파도가 일렁이고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놀이기구도 많았고, 그 뒤로 만년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호수라고 하지 않으면 절대 호수인 줄 모를 곳이었다.

마지막으로는 종교 박물관에 갔다. 여러 나라의 종교들을 한 곳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다. 그 가운데 에밀레종과 같은 우리나라의 종교문화도 전시돼있어 반가웠던 곳이었다.

21일간의 긴 대장정이 끝나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왔지만,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나날들은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 속에서 서기로서 매일 단원들이 직접 작성한 일정 및 에세이를 정리하면서 하루하루 단원들이 느꼈던 감정을 공유했고 우리에게 부족했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반성의 시간들로 인해 우리는 한 뼘 더 성장한 한키 팀이 될 수 있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만남이, 또 헤어짐이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 믿는다.

한글 교육을 위해 바닥 작업중인 한키 식구들. 한글 교육을 위해 바닥 작업중인 한키 식구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