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정용운 "기회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정말 절실하다"

광주=김동영 기자  |  2017.06.29 06:05
KIA 타이거즈 투수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좌완 정용운.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투수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좌완 정용운.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좌완 정용운(27)은 올 시즌 KIA의 '또 하나의 발견'이다. 긴 시간을 돌고 돌아 KIA 마운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린만큼, 정용운 스스로도 절실하고, 간절하다.

정용운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하나다. 생각이 바뀌었다.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나는 절실하다. 올해가 아니면 뒤가 없다"라고 말했다.

정용운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27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중이다. 지난 2009년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단 1승도 없었지만, 올 시즌 2승을 따냈다. 한 경기만 더 나가면 시즌 최다 출장이며, 이닝은 이미 한 시즌 최다에 해당한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좋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한 정용운은 6월 4일부터 선발로 뛰고 있다. 그리고 결과가 좋다. 5이닝 2실점-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연이어 호투하며 2승을 따냈다.

다음 등판에서는 3이닝 3실점으로 다소간 삐끗했다. 하지만 최근 등판이던 24일 NC전에서 5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 4경기 성적을 종합하면, 4경기 20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54가 된다. 앞서 불펜에서도 8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35로 좋았다. 이제 선발진에서도 자기 몫을 해내는 중이다.

이에 대해 정용운은 "나는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은 투수가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잘 던지는 것밖에 없다. 볼넷이 많은 편이라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한다. 3~4구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승부가 안 되면, 볼넷이 많아진다. 최대한 5구 안에 끝내려 한다. 경기 중에는 볼넷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그냥 '다음 타자 잡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덧붙였다.

KIA 타이거즈 정용운의 독특한 투구 전 준비 자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정용운의 독특한 투구 전 준비 자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실 정용운은 올 시즌 갑자기 등장한 선수는 아니다.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 2009년 신인 2차 지명에서 KIA에 2라운드에 지명됐다. 계약금도 1억2000만원으로 적지 않았다. 입단 첫 시즌 4경기 3⅓이닝,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다.

이 시즌 KIA가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 반지도 품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10경기에서 8이닝을 던져 1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아주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었다.

그리고 정용운이 다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2016년 시즌이었다. 5년이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어깨와 팔꿈치 등에 부상이 연이어 왔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문제도 해결했다. 힘든 시기였다.

정용운은 "2009년 팀이 우승하고 반지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잊혀졌다. 그동안 군대에 다녀왔다. 2013년 제대했고, 팔꿈치가 아팠다. 다시 괜찮아졌는데 이번에는 어깨가 아프더라. 결국 2015년 여름부터 2군에서 공을 던졌고, 2016년 1군에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익근무를 하면서, 첫 1년간 엄청 놀았다. 야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음 1년 동안은 재활에 매진했고, 공을 던지는 것도 병행했다. 98kg까지 몸무게가 나갔는데, 20kg를 뺐다. 지금은 88kg 정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부상에 대해서는 "예민하고 불안했다. 수술을 3번이나 받았다. 야구를 그만두려 했었다. 2014년 어깨가 아팠는데, 1~2개월 정도 방황했다. 트레이너님이 주사를 맞아보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셨다. 이후 좋아졌고, 재미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각오도 다졌다. 정용운은 "절실하다. 올해 아니면 끝이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00이다. 지난해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6을 기록했다(정확히는 7.89).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구위는 비슷한데, 컨트롤이 나아진 것 같다. 2군에서는 속구 구속이 145km까지 나왔다. 1군에서는 구속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버리자'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130km나 150km나 몰리면 맞는다. 코너워크를 생각하고 있다. 컨트롤로 승부를 볼 것이다"라고 짚었다.

끝으로 정용운은 "나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 없다.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패전조도 좋고, 롱릴리프도 좋다. 보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매 경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회는 내가 잡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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