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야구는 길게 봐야", 사장·단장은 "편하게 하소" [★두산V6 ③]

김우종 기자  |  2019.11.01 17:04
10월 22일 2019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전하고 있는 박정원 두산 베어스 구단주. /사진=뉴시스 10월 22일 2019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전하고 있는 박정원 두산 베어스 구단주. /사진=뉴시스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4연승으로 누르고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KS) 챔피언에 올랐다. 2015년부터 5시즌 모두 KS에 진출해 우승 3번, 준우승 2번을 차지했다. 이제 2010년대 후반 KBO리그는 명실상부한 '두산 왕조'의 시대로 남게 됐다. 스타뉴스는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정상 복귀에 성공한 두산의 우승 뒷얘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스포츠부


① "야, 져도 괜찮아!" 보크 트라우마 배영수에게... 김태형의 '부담 삭제' 리더십

② '두산이 리그 평준화에 기여했다?' 우스갯말이 아니었네

③ 구단주 "야구는 길게 봐야", 사장·단장은 "편하게 하소"... 이러니 '왕조'

두산 베어스의 우승은 김태형(52)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은 물론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또 하나, 물심양면으로 힘을 쏟은 구단주와 프런트의 숨은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이 셋이 가족 같은 마음으로 서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합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정원(57) 두산그룹 회장 겸 베어스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바쁜 경영 활동 속에서도 박 회장은 시즌 중 십여 차례 이상 잠실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한다. 박 회장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모두 현장을 직접 찾아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스프링캠프 때 구단주께서 오시면 우리 스태프와 식사를 한다. 야구에 대한 기억력이 굉장히 좋으시다. '언제 무슨 경기 때 왜 그랬어?' 하고 물어보실 때도 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넘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안타까워 하시면서 항상 내게 '눈 앞에 것만 보지 말고 길게 보면서 야구를 하라'고 말씀하신다"며 "그렇다고 절대 야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간섭하시는 건 아니다. 그냥 '음식이 뭐가 맛있더라, 술도 이런 술이 좋더라'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왼쪽)과 박지원 두산 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손을 들며 두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왼쪽)과 박지원 두산 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손을 들며 두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 그룹 슬로건처럼, 전풍(64) 사장을 비롯한 베어스 프런트는 늘 미래를 꼼꼼하게 대비했다. 이번 김 감독과 재계약에서도 두산 프런트의 역량과 추진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우승으로 마무리한 뒤 단 사흘 만에 김 감독과 전격적으로 역대 최고 대우(3년 28억원)에 재계약 작업을 마쳤다.

재계약 발표 후 김태룡(60) 두산 단장은 "김 감독의 재계약 시즌이라 이미 우리 구단은 사전에 준비를 다 해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리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 일절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우승 감독'을 향한 예우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지난 1990년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 프런트로 입사한 김태룡 단장은 베어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2011년 베어스 단장으로 부임해 화수분 시스템을 구축한 뒤 마침내 왕조 시대를 열었다. 프런트 직원 대부분이 두산 베어스 야구단에서만 오랫동안 일해 전문성이 높다.

하지만 정작 김태룡 단장은 "우리는 늘 조용히 뒷바라지만 하는 게 임무다. 문제가 되는 걸 문제가 되지 않도록 뒷바라지하는 게 프런트 아닌가. 늘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집안이 편안해야 밖에서 뛰는 선수들도 마음껏 뛸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 사장님과 단장님은 나와 같은 경상도 사람이라 말이 짧다. '편하게 하소' 이렇게 늘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참 나한테는 푸근하게 와 닿는 말이다. 김태룡 단장님과는 거의 29년째 함께하고 있는데 많은 힘이 된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구단주부터 야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고, 그런 마음이 직원들한테까지 다 전달된다. 무관심과 관심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 관심과 마음을 선수들이나 우리 프런트 스태프도 다 알고 있다. 전부 하나 된 마음으로 가족처럼 지내는 게 우리 두산 프런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박정원 두산 베어스 구단주(앞 왼쪽)와 전풍 두산 베어스 사장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박정원 두산 베어스 구단주(앞 왼쪽)와 전풍 두산 베어스 사장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태형(가운데) 감독이 재계약 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앞에서 전풍 사장(왼쪽), 김태룡 단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태형(가운데) 감독이 재계약 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앞에서 전풍 사장(왼쪽), 김태룡 단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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