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자' 오컬트 세계관에서 탄생한 히어로라니 ①

[★리포트]

김미화 기자  |  2019.07.23 11:10
영화 \'사자\' 포스터 영화 '사자' 포스터


'청년경찰' 이후 두 번째로 만난 김주환 감독과 박서준의 '사자'가 공개됐다. 판타지 액션 '사자'는 신선함과 낯섦의 그 중간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인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용후(박서준 분)는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는다.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기도하기 위해 성당에 달려간 용후. 간절하게 기도하면 신이 기도를 들어준다는 신부님의 말에 아버지의 곁을 지키지도 않고 기도 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신에 대한 미움을 안고 살아간다.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가 된 용후는 신에 대한 분노를 주먹에 싣고 싸운다. 그러던 어느날 비행기에서 잠을 자던 용후는 꿈을 꾸고, 일어났더니 손에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생겨있다.

손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지만 원인을 발견할 수 없다. 잠을 잘 때마다 악몽을 꾸고, 손의 상처에서 피가 쏟아져나와 침대를 적시자 용후는 무속인을 찾아가 악령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당은 집의 남쪽에 있는 십자가를 찾아서 가면 도와줄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용후는 늦은 밤 안신부(안성기 분)가 구마 중인 성당을 찾아간다. 용후는 손바닥의 상처로 안신부의 구마를 돕게 도안신부는 용후의 손에 있는 상처가 믿음이 깊은 사람에게 생긴다는 성흔이라고 이야기 한다.

바티칸에서 온 안신부는 서울에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가 있다고 생각하고 구마 활동을 펼친다. 함께 구마하던 최신부(최우식 분)가 악령에 씌인 구마자에게 목을 졸린 뒤 그만두고, 용후가 그 자리를 함께 하게 된다. 신을 믿지 않는 격투기 선수 용후와 안신부가 콤비가 돼 함께 구마하며 자연스럽게 오컬트와 액션이 결합한다.

'사자'는 오컬트가 결합한 미스터리 액션 히어로 영화다. 어느 한 장르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은 이 영화가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만큼 새로운 이야기와 시도가 담겼다. 오컬트라는 소재가 영화의 분위기를 잡고, 판타지 미스터리가 긴장감을 만든다. 여기에 액션을 결합해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어 냈다. 오컬트가 무서운 관객에게는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볼거리를 던진다.

/사진=\'사자\' 스틸컷 /사진='사자' 스틸컷


박서준이 맡은 용후 캐릭터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던 인물이다. 신을 믿지 않지만 성흔을 가진 격투기 선수라는 독특한 설정은 이 영화의 절반을 차지한다. 용후가 있기에 '사자'가 있다. 박서준은 영화 시작부터 나오는 격투기 액션부터 영화 마지막 악마와 싸우는 오컬트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완벽한 몸을 만들었고, 신을 믿지 않는 시니컬하면서도 외로운 남자의 모습과 조금씩 변하고 성장해가는 선한 사람의 모습을 동시에 담아냈다. 아버지를 잃은 남자가 아버지 같은 신부를 만나서 변화하는 모습으로 인간적인 감성과 브로맨스까지 그린다. 사제복을 입고 불주먹으로 싸우는 용후의 모습은 이 영화가 전하고픈 메시지다.

안성기는 안신부 그 자체다. 실제로도 독실한 천주교신자인 안성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드럽고 선한 모습을 영화 속 캐릭터에 녹여냈다. 구마 후 마시는 와인 한잔이 좋다는 그의 대사가 튀지 않고 소소한 웃음을 전하는 이유는 안성기가 안신부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안신부는 독특하고 강한 캐릭터인 용후까지 품어내며 두 사람 사이의 케미를 이끈다.

검은 주교 지신 역할을 맡은 우도환은 이번 작품으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우도환은 미스터리한 지신 역할을 소화하며 이 작품의 안타고니스트로 긴장감을 전한다. 우도환의 열연에도 불구, 클럽 사장님이라는 설정은 절대악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 우도환이 7시간 동안 고생해서 만들어냈다는 마지막 장면의 특수분장은 아쉽다. 최신 분장 기술과 CG로 만들었을 텐데도, 영화의 스케일과 맞지 않다 보니 조악하게 느껴진다.

'신과함께'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정지훈은 영화의 킬링 포인트가 됐다. 악령이 몸에 들어가 안신부, 용후와 대적하는 정지훈의 연기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청년경찰'을 성공 시킨 김주환 감독은 '사자'를 통해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그래서 더 진지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힘이 많이 들어갔다.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담다 보니 부드럽지 않게 넘어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없었던 신선한 시도는 흥미를 끌기 충분한 듯 하다. 엑소시즘 장르임에도 전혀 무섭지 않다는 것이 영화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관객의 판단에 달려있을 듯 하다. 7월 31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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