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보고싶지도 궁금하지도 않다 [버닝썬게이트⑤] - 스타뉴스

'○○○동영상', 보고싶지도 궁금하지도 않다 [버닝썬게이트⑤]

강민경 기자  |  2019.03.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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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사진=이기범 기자정준영 /사진=이기범 기자


가수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한 혐의로 21일 구속됐다. '버닝썬게이트'로 첫 구속된 연예인이다. 정준영의 범죄 혐의와 그로 인해 불거진 여러 현상은 한국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직후부터 이른바 '정준영 동영상'이 포털사이트, SNS 등에서 검색됐다. 근거 없는 '지라시'가 SNS로 유포돼 2차 피해가 나왔다.



지난 11일 정준영이 지인들과 단체 채팅방을 통해 수차례 불법 성관계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유포된 영상으로 인한 피해자는 10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에는 '정준영 동영상'이라는 검색어가 등장했다. 커뮤니티, SNS 등을 중심으로 정준영 동영상 속 여성들에 대한 근거없는 루머가 돌았다. 특히 걸그룹 멤버와 여배우가 포함됐다는 '지라시'가 양산됐다. 커뮤니티, SNS,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서 '정준영 동영상 구해요', '동영상 공유해주세요', '어디서 봤나요' 등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각종 커뮤니티, SNS, 카카오톡 채팅 등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뿐 아니라 근거없는 루머의 피해자까지 나왔다. 피해자들로선 신원이 알려질까 두려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 억울한 루머의 피해자들은 소속사를 통해 자신은 정준영 동영상과 상관없다는 입장까지 차례로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종합편성채널 채널A '뉴스 A'에서는 피해자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다수 포함한 리포트가 단독이라며 보도됐다. 비난이 쏟아지자 결국 '뉴스 A'측은 "시청자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피해자 보호에 더욱 유의하고 보도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 처리 메뉴얼에 따르면 2차 가해란 성희롱 사건에 대한 소문, 피해자에 대한 배척, 행위자에 대한 옹호 등의 형태를 띠고,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이번 버닝썬게이트는 윤리의식이 바닥인 연예인의 일탈과 권력의 유착 뿐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지는 사회의 가학적인 민낯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린다. 이 같은 2차 가해는 잘못된 성(性) 윤리 의식과 낮은 처벌 수위 탓이 크다.

한국여성민우회 김희영 활동가는 스타뉴스에 "불법 몰래 카메라 영상은 호기심으로 시작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까지 등장한다. 단체 채팅방에서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놀이 문화인 탓이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알릴 경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불법 동영상을 재유포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위가 낮은 편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불법 동영상을 재유포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그렇다면 2차 가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김희영 활동가는 "일단 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성들 사이에서 불법 영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놀이 문화가 이상 징후다.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범죄에 공모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정준영 등이 관련된 동영상 불법 촬영, 유포 사건에 유감을 표하고 2차 가해를 중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진 장관은 "사적 대화방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유희화하는 일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일어났다는 점과 이로 인해 현재까지도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사람들의 단순한 호기심 등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무관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더 이상의 2차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에 호기심을 가지지 않고, 가해자에 초점을 두고 단죄해야 된다. 피해자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거둬야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000 동영상'은 보고싶지도 궁금하지도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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