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연예계 '단톡방' 주의보[버닝썬게이트②]

윤상근 기자  |  2019.03.20 13:00
(왼쪽부터) 승리, 정준영, 최종훈,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 /사진=스타뉴스, 뉴스1 (왼쪽부터) 승리, 정준영, 최종훈,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 /사진=스타뉴스, 뉴스1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출신 가수 승리(29, 이승현)와 가수 정준영(30)이 참여한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혀놓은 '판도라의 상자'가 됐다. 지난 1월 단순 폭행 시비로 불거졌던 클럽 버닝썬에서의 사건은 점차 마약, 성범죄 사건을 거쳐 단톡방에서의 불법 촬영물 촬영 및 유포 사건이라는 사상 초유의 스캔들로 확대됐다.

승리와 정준영은 이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다. 승리는 버닝썬 전직 사내이사 출신으로 버닝썬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여기에 성 접대 및 성매매 알선 혐의까지 받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 역시 승리와 함께 참여했던 이 단톡방에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고 유포한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구속 수사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의 수사가 얼마나 더 확대될 지에 맞춰져 있다. 이미 승리, 정준영의 혐의를 끄집어낸 이 단톡방은 FT아일랜드 멤버 출신 최종훈과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 하이라이트 멤버 출신 용준형과도 직, 간접적으로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모두 관련 보도가 전해졌을 때는 의혹을 사실상 부인했지만 수사망이 좁혀온 이후 결국 이 반박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여기에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의 아내인 배우 박한별 역시 '단톡방' 내 대화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됐던 윤 총경과 골프를 함께 쳤던 사실까지 확인됐다.

◆ 단톡방, 존재 자체로 증거가 됐다

단톡방은 그 자체로 이 모든 혐의와 의혹을 확인하게 한 증거였다. '단톡방'이라는 것 자체가 가져오는 편리함은 '단톡방'이라는 것을 쓴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일대일 대화가 아닌 여러 명이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고 여러 정보를 공유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단톡방'이다.

하지만 그 공유되는 정보가 불법적인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불법적인 무언가가 '단톡방'에 올라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 '단톡방'에 참여한 이들은 이 무언가를 읽는 순간 이 불법적인 무언가를 인지한 것이 되고, 결국 이 무언가에 대한 공범이 될 여지도 남게 된다. 물론 '단톡방' 내 참여자들만 서로 입을 닫고 있다면 알려지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 역시 기록이고 흔적이 된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현행법 상 불법 촬영물 유포는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 원 이하, 허위사실 유포는 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5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불법 촬영물을 단순히 단톡방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되며 이를 올리라고 부추기는 행위 역시 교사 및 방조죄에 해당한다.

◆ '단톡방' 주의보..공유 금지, 대화도 조심!

한 가요계 관계자는 '승리 게이트'와 관련해 기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단톡방'이라는 단어도 이제는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소속 가수의 인터뷰를 준비하며 질문에 답할 때 친한 연예계 동료에 대해 언급을 할 때도, 얼마나 친한 지는 물론이고 이들과 함께 '단톡방'에 함께 있는지 여부 등을 아예 사전에 언급해선 안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단톡방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굳이 의심을 할 여지를 남기게 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약의 사태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아이돌 출신 배우 소속사 관계자 역시 '단톡방'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경계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계자는 "동료 연예인 소속 매니저들과도 이 사건이 불거지는 과정을 보며 여러모로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귀띔했다.

"드라마든 뮤지컬이든 작품 준비가 들어가게 되면 출연자들이 관련 스케줄 등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단톡방이 생성되기 마련이죠. 물론 불법 촬영물 등이 공유되는 일은 물론 사적인 대화조차도 주고받지 않습니다. 대부분 일과 관련한 대화가 오고 가는데 특히나 이번 일을 통해서 (더욱 단톡방 내에서의 대화에 대해) 조심을 하자고 공감했죠. 혹시나 문제가 될 만한 무언가를 절대 공유하지도 말자고요. 이와 관련해서 연매협(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도 회원으로 등록된 소속사를 향해 배우 관리 더욱 철저하게 힘써달라는 권고도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 연예인 리스크, 철저한 검증 '각성' 계기

정준영은 지난 1월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정확히는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레이블엠 1호 아티스트로 계약을 맺었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는 어반자카파, 박원 등 실력파 뮤지션들과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솔로 여가수 선미가 소속된 가요 기획사. 겉으로만 봤을 때 정준영이 엠넷 '슈퍼스타K4' 톱3 진출 등의 성과로 이미 음악성을 인정받은 데다 이후 드럭레스토랑이라는 밴드를 이끌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공연 활동을 이어갔기에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가 정준영의 대중적 이미지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는 남다른 음악성에 기대를 한 것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는 정준영의 멀티 엔터테이너로서 행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정준영과 계약했다.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음악성에 더해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출연과 여러 프로그램에 게스트 또는 비고정 멤버로 출연하며 보여준 4차원 캐릭터로 발산할 수 있는 오락적 영향력과 프로게이머로서 행보, 레스토랑 운영 등 정준영만이 보유했던 적지 않은 인맥을 통해 넓혀갔던, 여러 분야에서의 존재감 등이 정준영만의 경쟁력이었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는 이러한 능력을 높이 사고 정준영의 미래에 투자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정준영은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물론 관계자들과의 각별한 인연도 있지 않았다.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정준영이 이러한 리스크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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