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아픈 기억'... 베트남, 만약 초유의 추첨 갔다면 [亞컵현장]

아부다비(UAE)=김우종 기자  |  2019.01.18 17:02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 선수단. /AFPBBNews=뉴스1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 선수단. /AFPBBNews=뉴스1
초유의 추첨까지 갈 뻔했다. 베트남의 극적인 16강 진출기였다. '옐로 카드' 2장이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을 살렸다.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16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총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1,2위가 16강에 직행하며 3위 팀들 중 상위 4팀이 와일드카드로 16강에 합류한다.

베트남의 16강 진출 과정은 정말 극적이었다. 앞서 A조 3위 바레인(승점 4점)과 C조 3위 키르기스스탄(승점 3점·골득실 0), 그리고 F조 3위 오만(승점 3점·골득실 0)이 3위 팀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 16강에 진출한 상황.

세 팀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 한 장을 놓고 베트남과 E조의 레바논이 다투는 형국이었다.

베트남은 E조 최하위 북한(골득실-10)이 레바논을 꺾거나 비기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였다.

설사 만약 레바논(골득실 -4)이 3-0으로 이겨도 다득점에서 베트남(골득실 -1)이 1골 차로 앞서며(이 경우 베트남 4골, 레바논 3골)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베트남의 뜻대로 쉽게 되지는 않았다. 북한은 전반 시작 10분 만에 박광룡이 선제골을 넣었다. 레바논은 전반 28분 동점골로 반격했다. 전반전은 1-1 무승부 종료. 이때 까지만 해도 베트남이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전 레바논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20분 2-1 역전에 성공한 뒤 후반 35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3-1을 만들었다. 그래도 이 상태서 끝나면 여전히 골득실에서 앞서는 베트남이 16강에 오르는 상황.

그런데 레바논이 후반 추가시간 8분 기적 같은 골을 터트렸다. 점수는 4-1이 됐다. 이제 베트남과 승점(3점)은 물론, 골득실(-1)과 다득점(4골)이 모두 같아졌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다른 그룹과 순위를 계산할 때 '승점-골득실-다득점-페어플레이-추첨' 순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이제 다득점까지 같아져 페어플레이 점수를 따져야만 했다. 이번 대회서 페어 플레이 점수는 '경고 1회시 -1점이며 경고 2회 혹은 바로 퇴장시 -3점, 경고 1회 뒤 바로 퇴장 시에는 -4점'이 각각 기록된다. 결국 최종적으로 적은 점수를 깎이는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방식.

베트남과 레바논 모두 조별예선 3경기서 퇴장은 기록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옐로 카드'. 계산을 해보니 베트남은 5장을 받은 반면, 레바논은 경고 7장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5점의 베트남이 -7점의 레바논을 제치고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한 순간이었다.

만약 베트남이 경고 2장을 더 받았거나 혹은 레바논이 경고 2장을 받지 않았다면 동률을 이뤄 정말 추첨까지 갈 뻔했다. 또 앞서 베트남이 퇴장을 당했다면 탈락할 수도 있었다.

과거 한국은 추첨으로 쓴맛을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00년 북중미 골드컵에서 캐나다와 코스타리카 상대로 모두 비긴 뒤 추첨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베트남 역시 추첨까지 갔다면 결과는 아무도 몰랐을 터.

이제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오른 베트남은 오는 20일 오후 8시 B조 1위 팀인 요르단을 상대로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16강전을 치른다.

박항서 감독. /사진=뉴스1 박항서 감독.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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