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이민정과 결혼·아들 준후..내 연기에 영향"(인터뷰)

영화 '싱글라이더' 이병헌 인터뷰

김미화 기자  |  2017.02.22 15:27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이병헌(47)이 변했다. 최근 스케일 큰 작품들에서 화려한 액션과 연기를 뽐내던 이병헌은 새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는 감성 드라마. 주인공 강재훈 역할을 맡은 이병헌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저 걸으며 가족을 관찰한다.

이병헌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단지 걸음의 빠르기와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대사도 거의 없다. 옷도 단벌 신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가족을 지켜보는 쓸쓸한 감정을 관객에게도 그대로 전달한다. 스펙터클 한 볼거리나 사건은 없지만 섬세한 감정연기가 스크린을 꽉 채운다.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최근 그의 흥행작인 '마스터', '내부자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등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이런 이병헌의 모습이 낯설다. 하지만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2000년), '내 마음의 풍금'(1999) 등에서 잔잔한 감성연기를 하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이병헌의 변신이 반갑다.

이병헌 본인도 이런 작품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영화에 끌려서 출연 결정을 했다는 그에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액션을 내려놓고 감성 연기로 돌아왔다. 소감이 어떤가.

▶ 요즘 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주로 블록버스터나 액션 영화 위주로 봐 왔기 때문에 못 보던 캐릭터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에도 이런 감성적인 영화를 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감성 영화를 선호한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선이 굵은 큰 액션을 보는 것이 재밌을 수도 있지만 연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작은 감정들을 따라가고 표현하는 것들이 재밌는 것 같다.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섬세한 여기를 해야 하다 보니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을 것 같다.

▶ 좀 더 예민해졌다. 그런 예민한 감성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이 영화는 디테일한 감성을 놓치면 큰 것을 잃는다. 액션 영화는 비주얼에 크게 좌지우지되지만 이런 영화는 미세한 감정이 크다. 그런 감정을 놓치면 큰 것을 놓치는 것이기 때문에 예민해지고 더 신경 쓰게 되더라.

-영화 속에는 이병헌이 90% 이상 출연한다. 흥행에 부담이 크지는 않나.

▶ 흥행은 크게 신경 안 쓴다. 어떻게 모든 작품이 흥행하나. 숫자로 영화를 평가하는 현실이 됐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처음 이 시나리오를 보고 천만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나리오에 너무 끌렸고 다시 그때가 온다고 해도 이 영화를 선택할 것이다.

-공효진에 대한 칭찬을 계속 하던데, 함께 호흡 맞춘 소감이 어떤가?

▶ 나는 원래 (공)효진씨의 연기를 되게 좋아한다. 같이 연기해보니까 리허설 하듯이 카메라가 앞에 없는 것 같은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더라.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정말 격렬하게 터질 때는 터지고 생활 연기할 때는 카메라가 앞에 없듯이 연습하듯이 한다.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잘 아는 배우다. 다른 영화에 비해서 공효진 분량이 되게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역시 공효진이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영화 \'싱글라이더\' 포스터 영화 '싱글라이더' 포스터


- 안소희와 호흡도 궁금하다.

▶안소희는 정말 열정이 엄청난 친구다. 촬영이 있는 날이나 없는 날이나 그 역할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있더라. 같이 식사할 때 밥 먹는 내내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배우로서 열정이 있고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드리브 욕심이 많은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것을 다 내려 놓았는데 아쉽지는 않았나.

▶이런 작품(싱글라이더)에서는 애드리브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애드리브는 상상도 못한다. '내부자들'이나 '마스터'는 그런 여지가 많은 장르와 캐릭터였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욕심 내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진지한 부성애 연기를 펼쳤다. 실제 한 아들의 아빠인데, 이런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됐나.

▶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감정을 겪는 것이 배우들의 재산이다. 그런 상황들 속에 (영화 속 아이가) 실제 아들처럼 남자아이고 하니까 감정을 이입하는데 도움된 게 있다. (이병헌은 영화 시사회에서 이주영 감독이 자신의 아들(준후)과 극중 아들(진우)의 이름을 일부러 비슷하게 지어준 것 같다고 웃은 바 있다.)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이병헌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작품을 선택할 때 아내 이민정과 상의를 하나.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가끔 읽어봐 달라고 한다. 또 다른 견해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작품(싱글라이더)도 읽어봐 달라고 했다.

-이 영화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 관객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면 좋겠는지 말해달라.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이 영화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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