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령 대표 "가수 잉크→주영훈 매니저..자존심 버리고 새출발"(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㉟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한해선 기자  |  2019.04.17 10:30

편집자주 | [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매니저,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매니저들과 만남의 장입니다.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대한민국에서 밴을 3년 타고, 또 밴을 3년 운전해 본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걸요."

김다령(45) 대표는 1990년대 전설의 그룹 '잉크'로 데뷔, 가수의 길을 걷다 현재는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된 국내 유일무이한 케이스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한 이듬해이자 H.O.T.가 데뷔하기 3년 전, 1993년 5인조 남성그룹으로 데뷔한 잉크는 대한민국 '그룹 가수'의 시조새로, 1995년까지 두 장의 앨범을 내고 활동했지만 대중적으로 큰 조명을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해체했다.

김 대표는 이후 1997년 4인조 남성그룹 GQ(지큐)로 새 팀을 꾸렸지만 결과는 또 한 번 쓴 맛. 1년 만에 두 갈림길 앞에 섰다. 세 번째로 가수에 도전하느냐, 비연예인의 삶을 사느냐. 작곡가 겸 가수 주영훈의 "친화력이 있다"는 권유로 김 대표는 연예계에 있되 '매니저'라는 직업으로 전환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김대표는 '내가 연예인이 되지 못할 바에야 연예인을 만들어 보자' 생각했고, 그렇게 주영훈 매니저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김 대표는 1998년 미래엔터에서 주영훈의 매니저로, 이후 스팍스를 거쳐 봄날엔터 사장, 2006년 플레디스 창립 이사, 2012 코엔스타즈 대표, 2015년 초록뱀E&M 대표를 역임했다. 가요 분야에서 출발해 코엔에서 예능, 초록뱀에서 드라마까지 배운 그는 모든 장르를 통달하게 됐다.

그리고 김 대표는 25년 간의 지식과 노하우를 담아 2017년 디모스트를 설립, 현재 가수 겸 방송인 이상민,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 지숙, 아나운서 출신 이지애, 최희, 공서영, 신아영, 김경화, 구새봄, 방송인 김새롬, 개그우먼 김효진, 가수 겸 배우 김준희, 배우 우현, 신이, 이인혜, UN 출신 최정원, 써니힐 출신 김은영, 칼럼니스트 곽정은,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장천 변호사, 쇼핑호스트 나수진, 댄스스포츠 선수 박지우, 서현명 셰프 등 35명의 다양한 분야의 방송인과 일하고 있다. 이토록 다방면의 방송인이 포진된 것은 엔터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케이스다.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가수를 하다가 로드매니저를 한 과정이 어떻게 될까.

▶그룹 잉크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했고, 이후에 GQ라는 그룹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그룹이 잘 안 되면서 가수 활동을 접었고, 작곡을 배울까 싶어서 주영훈 씨를 찾아갔다가 작곡은 생각보다 너무 어렵단 걸 알고 고민하던 차에 주영훈 씨가 로드매니저를 추천해줬다. 이색적인 행보다. 연예인을 하다가 로드매니저로 방향을 틀었다가 엔터 대표가 된 경우는 나밖에 없다. 1998년부터 매니저 일을 시작했는데, 내가 가수 활동을 할 때 매니저들이 했던 걸 떠올리면서 일했다. 연예계의 생리를 알았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고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일을 배운 것 같다. 또 당시 주영훈씨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더 일을 빨리 배웠다.

-연예인으로서의 자존심을 하루아침에 버리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

▶자존심을 버리기가 되게 힘든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했던 게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스타였던 자존심, 부모님의 기대감이 있었고 내 이름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걸 절제하고 매니저가 됐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필요하고 소중한 시기라 생각한다. 사실 매니저를 하면서 1년 동안은 아는 가수를 피해 숨었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친하지만 당시 김종국, 구피를 마주 볼 수가 없었다. 특히 김종국은 앨범 천만 장을 팔고 나는 망했다는 생각에 자격지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독기가 생겼고 기획력, 홍보 등 매니저로 성공할 방법을 하나씩 고민했다.

-워낙 다방면에 몸 담았다 보니 담당 연예인도 많았겠다.

▶주영훈씨부터 김진, 배칠수, 이창명, 현영, 김나영, 유채영, 옹달샘, UV 등 굉장히 많이 맡았는데 총 150명은 넘는다. 코엔에서 30명, 초록뱀에서 40명, 지금 35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거기에 신인들까지 하면 100명이 훌쩍 넘는다. 아무래도 예능 매니저를 하다 보니 한 번에 많이 맡았던 것 같다.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맡아봤다.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김다령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특히 기억에 남는 담당 연예인이 있을까.

▶옹달샘, UV를 모두 맡았는데 유세윤은 '뼈그맨'이 맞다. 애초에 개그에 욕심이 많았고 아이디어 뱅크라 활동 하면서 모든 아이디어가 유세윤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이상민도 아이디어가 많은데, 경험도 많다 보니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 방송으로 나타난 것 같다. 현영은 11년 동안 맡아서 정이 많이 들었다.

-매니저 초기엔 어떻게 일했나.

▶옛날엔 매니저들이 출근 시간은 있었는데 퇴근시간은 없었다. 첫 월급은 15만 원이었고 월급 개념조차 없을 때였다. 그래도 나는 일에 욕심이 많았다. 처음부터 주영훈이란 멀티테이너와 일했고, 주로 그런 연예인을 많이 담당했다. 주영훈씨가 작곡가, 가수, MC로 한창 바쁘게 활동할 때는 새벽부터 하루에 12개 스케줄을 소화한 적도 있다. 잡지, 라디오, 녹화, 녹음 등 24시간 중 23시간은 일한 것 같다. 잠은 쪽잠을 자면 됐는데, 운전이 힘들었다. 그땐 급하게 끼니를 때우느라 김밥, 라면만 엄청 먹었다. 네비게이션도 없어서 전날 미리 스케줄이 있는 장소에 운전해 가보면서 일을 했다.

-그렇게 힘들게 일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땐 무슨 정신으로 일했는지 모르겠는데 되돌아 보니 그 경험을 진짜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빨리 일을 배워서 35살쯤에 엔터 대표가 돼야겠다고 생각은 했다. 대리, 팀장, 실장, 대표 다 해보고 진짜 35살에 대표가 됐다.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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