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강정호 비자 최소 4개월 필요.. 시즌 포기 가능성

장윤호 기자  |  2017.03.28 06:31
미국비자발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강정호의 올시즌이 불투명해졌다./사진= 뉴스1 미국비자발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강정호의 올시즌이 불투명해졌다./사진= 뉴스1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나 적어도 이민은 몰론 방문과 취업 등 미국의 비자(VISA) 정책을 경험해본 분들은 누구나 걱정하고 있는 것이 현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30)가 처한 상황이다. 비자(VISA)는 국가가 인정하는 외국인에 대해 발행하는 입국 허가서로 입국 사증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에게 미국에 입국해 활동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강정호가 받아야 하는 비자는 프로리그인 메이저리그 취업 비자이다. 취업 비자가 있어야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고 연봉도 받게 된다.

검찰은 지난 해 12월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에 대해 금년 2월22일 열린 공판에서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다. 최근 여러 기사를 보면 강정호 측은 재판부의 선고도 벌금 형이 나올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근거해 미국 대사관에 취업 비자 신청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에서 미디어 취재 비자(I)를 가지고 10년 가까이 메이저리그와 미국 프로스포츠를 취재한 글쓴이는 벌금 1500만원 구형을 가지고도 강정호가 미국 비자 발급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음주 운전은 ‘살인 미수’ 급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강정호는 세번째로 ‘삼진 아웃’ 당했고 이번에는 사고 후 제대로 수습을 하지 않고 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여기서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한국의 검찰과 재판부가 강정호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 선처해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 한국은 물론 미국은 더 엄격하다. 가수 유승준의 경우 역으로 한국에서 입국 비자를 내주지 않아 못 들어오고 계속 재판을 하고 있다. 유승준이 미국 시민이라고 해서 미국 정부가 한국에 압력을 넣을 수 없다.

메이저리거에게 미국 정부가 매년 입국 비자를 내주는 것은 기본적으로 야구 팬들은 물론 미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재판부는 더욱 엄격하게 사안을 다루었다. 3월3일 열린 재판에서 조광국 판사는 징역 8월에 집행 유예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했다.

많은 관계자들은 실형이 선고돼 강정호가 취업 비자를 못 받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벌금형이 나왔다고 해도 적어도 세차례 음주 운전 적발이라는 사실 때문에 미국 입국 비자 받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설상 가상으로 강정호 측은 이 와중에 단기 간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 ‘전자여행 허가(ESTA)’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STA는 짧은 기간, 최대 100일 이내 미국을 친지 방문하거나 관광할 때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받을 있는 방문 허가 증이다. 신청 확인 항목에 당연히 신청인의 범죄 여부 사실을 묻는 것이 있다. 강정호 측이 범죄 사실이 있다고 표시하면 무조건 안 나오고 누락할 경우 검증에서 적발 된다.

문제는 운 좋게 ESTA를 받아 미국으로 간다고 해도 미국 공항에서 입국이 안 됐을 것이고 ESTA로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미국 현지에서 전문 변호사를 만나 문제를 상담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미국의 이민국을 너무 몰라서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글쓴이의 경험으로는 강정호가 선수 생활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미국 비자는 기약이 없어졌다. 항소를 했는데 사태를 더 악화 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재판부도 그렇지만 미국 대사관이 바라보는 시각도 더 나빠질 수 있다. 양측이 모두 바라는 것은 진정하게 뉘우치고 반성하는 변화이다.

글쓴이가 흥미롭게 본 기사가 있다. 모 재벌 그룹 회장이 미국 비자를 발급 받는데 걸린 시간이다. 2013년 조세 포탈 및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모 회장은 징역 2년6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가 유전병과 신장병 증세가 악화돼 신장 이식 수술까지 받고 나서 지난 해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출소 후 모 회장은 유전병 치료를 받기 위해 미국 대사관에 입국 비자를 신청했는데 4개월이 지나서야 비자가 나왔다. 가족력인 유전병 치료 목적을 겨우 인정 받았다.

미국은 한국에서의 범죄 경력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한다. 음주 운전 3회는 경제 사범 보다 때로는 더욱 위험하게 보고 있다. 강정호 측이 새롭게 현재 상황과 대처 방식, 어떻게 풀어 나가겠다는 전략을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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