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내 집이 나타났다', 감동과 볼거리, 모두 사로잡은 프로그램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2017.02.24 20:09
/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2000년에서 2005년까지 방송됐던 MBC의 '러브 하우스'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빠라빠밤빠~'하는 음악과 함께 '이 집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하는 성우의 멘트만큼은 다 아실 것이다. 1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기억한다는 사실은 당시 그 프로그램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러브 하우스'의 아성을 깰 프로그램이 JTBC에서 등장했다. 이경규, 채정안 MC에 건축가 양진석이 함께하는 '내 집이 나타났다'이다.

이 프로그램은 '러브 하우스' 종영 이후, 10여 년 만에 등장한 '집'과 관련 콘셉트이다. 혹자는 '어라? 아닌데? 집 관련 프로그램 많았는데?'라고 의문을 제기하실 수도 있다. 물론 맞다. 얼마 전부터 '집방 열풍'이 불면서 인테리어 관련 프로그램들이 다수 등장했으니까. 하지만, '내 집이 나타났다'는 단순히 집 관련이 프로그램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도네이션(donation)을 집으로 확장시킨데에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인테리어 프로그램들이 트렌디한 인테리어나 독특하고 예쁜 집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내 집이 나타났다'는 '러브 하우스'처럼 도네이션과 ‘집’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러브 하우스'가 살기 좋은 집으로의 리모델링이었다면, '내 집이 나타났다'는 낡은 집을 허물고 처음부터 새로 짓는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은 낡은 집이 변신을 넘어 아예 새로 탄생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첫 회부터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비판을 할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과거 '러브 하우스'와도 연결되는 문제점인데, '러브 하우스'의 경우 일단은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대상이라는 점이다. 전세, 월세 사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마디로 말해 ‘자가 주택 소유자’가 대상이라는 것, 이것이 당시 '러브 하우스'의 한계점이었다. 어찌 보면 '내 집이 나타났다'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집이 나타났다'는 이런 문제점을 확실히 보안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우선 건축과 관련된 내로라하는 전문가 집단이 '고쳐줄 수밖에 없는 집'을 선정한다. 단지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겉보기에 낡은 집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화제나 붕괴 등의 위험으로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집, 즉, 문제 있는 집을 선택한다. 예쁘게 인테리어가 안 되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면 안 될 만큼 위험한 집이 초점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들 역시 '자가주택' 소유자는 맞다. 하지만, 당장 먹고 살기도 빠듯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주인공이 된다. 다시 말해, 하루하루 생활도 힘든데, 집을 고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란 얘기다. 수십 년을 넘어 거의 백 년에 이르는 낡은 집, 그러다 보니 집을 팔고 이사 갈 수도 없는 상황이며, 운이 좋아 판다고 해도 다른 곳에 제대로 된 집을 얻을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불편한 걸 감수하고 산다?, 할 수도 없을 만큼 위험한 집을 가진 사람들. 전문가 집단은 이런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선정한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은 안타까운 감정이 동화되고, 집을 고쳐주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안전하고 깨끗한 집에 사연의 주인공들이 입주하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이것이 '내 집이 나타났다'의 매력이다. 낡은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일 만큼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 이들이 등 따신 곳에서 살게 되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프로그램. 그래서, 매회 기대가 된다.

'내집이 나타났다'는 대형 도네이션 프로그램이라 의미가 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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