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창동 감독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만남..숱한 잘못된 말들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17.01.24 12:53
강동원. 유아인/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강동원. 유아인/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에 숱한 말들이 떠돌고 있다.

지난해 말 촬영을 시작하려 했지만 무기한 연기되면서 여러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보도 끊이지 않는다.

이창동 감독 측은 지난해 11월 '버닝' 제작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버닝'은 지난해 11월 3일 촬영에 돌입하려는 가안을 세웠다. 촬영 스태프도 모았다. 그렇지만 여러 사정 때문에 11월 말로 미뤘다가 추후 다시 제작이 진행되면 모이기로 하고 제작진을 해산했다.

이창동 감독 신작 제작이 보류된 건 여러 원인이 있다. 그중 하나는 판권 문제다.

'버닝'이란 제목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창동 감독의 신작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중 하나를 영화화하는 프로젝트였다. '버닝'은 그간 한 여성을 사이에 둔 재벌 남성과 택배 기사의 엇갈린 삶을 다룬 영화라고 알려졌지만, 사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원작은 하루키의 단편 소설이지만 플롯만 가져올 뿐 한국의 오늘 현실을 그린 이야기로 풀 계획이었다. 일각에서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영화화라고 했지만 역시 사실과 다르다.

'버닝'은 일본 NHK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바탕으로 기획한 국제적인 작가들이 참여하는 예술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NHK는 그 출발을 이창동 감독이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창동 감독은 이를 수락하고 각색 작업 및 제작을 준비했다.

하지만 당초 기획과는 달리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생겼다. NHK와 무라카미 하루키와 이견이 생긴 탓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창동 감독이 자신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다는 것에 호감을 표했지만, NHK와 작업이 계속 진행이 더뎌진 것.

무라카미 하루키와 NHK의 이견 조정이 길어지면서 이창동 감독 측은 영화에 필요한 계절 배경을 놓치게 됐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생기면서 '버닝' 제작을 올 가을로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이창동 감독 측은 '버닝'을 준비하면서 유아인과 강동원에게 출연 제안을 하고, 지난해 11월 촬영을 목표로 스태프를 꾸렸다. 여자 주인공은 계속 오디션을 보다가 걸그룹 f(X)를 탈퇴하고 연기자로 전향한 설리와 한 차례 미팅을 갖기도 했다.

이창동 감독 스스로도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특별대담-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말하다'에 참석, 준비해 온 차기작에 대해 언급했다. 이창동 감독은 "제가 영화 찍은 지 오래됐다. 지금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늘 준비해왔지만 이번에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준비를 하고 있다. 모든 게 잘 진행되면 11월에 촬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창동 감독은 "준비하는 과정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장담할 수 없다던 준비하는 과정의 어려움이 결국 현실이 된 셈이다. 이창동 감독은 2010년 '시'를 내놓은 뒤 그간 준비하던 영화를 세 차례 접었다. 외부로 알려진 건, 설경구와 원빈 장쯔이와 같이 하려 했던 영화 한 편 뿐이었지만 그간 준비했다가 고민 끝에 접은 영화는 세 편이었다. 완벽한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여러 요인 등으로 세 편의 영화를 접었다.

이창동 감독 측이 그간 '버닝'에 대한 여러 보도가 이어지는데도 매번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낀 것도 이런 까닭이었다. 또 다시 영화 제작을 접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계약이 완료되기 전, 보도가 앞서면 종종 계약을 접는 경우가 많다. 신뢰가 깨졌다고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동 감독 측이 '버닝'을 둘러싼 숱한 말들에도 단편 소설 제목을 프로젝트가 확정하기 전에는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창동 감독 측은 '버닝' 제작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니만큼,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계속 말을 아낄 계획이다. 쉬운 상황은 아니다. 처음부터 논의했던 배우들 일정을 맞추기도 어려워졌다. 강동원도 다른 일정이 있고, 유아인은 군입대 문제가 걸려있는 탓이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시' 이후 6년여 만에 내놓을 신작이란 점에서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컸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세계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가 어떤 조화를 이룰지, 유아인이 그려낼 그림은 어떨지 관심이 컸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볼 기회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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