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5] 지진희 "'대장금' 후 15년, 여전히 흘러가는 중" [창간인터뷰]

[스타뉴스 창간 15주년 기획 인터뷰] 배우 지진희

이경호 기자  |  2019.09.03 11:00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48)는 2004년 3월 종영한 MBC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극중 민정호 역을 맡아 서장금(이영애 분)과 깊은 인연을 맺고, 강직한 모습으로 당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지진희는 '대장금' 이후 '스타 배우'로 주목 받기 시작해 '봄날' '스포트라이트' '결혼 못하는 남자' '동이' '부탁해요 캡틴' '대풍수' '따뜻한 말 한마디' '블러드' '애인있어요'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미스티' 그리고 2019년 '60일, 지정생존자'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난 8월 종영한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 역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오롯이 국민들을 위한 리더의 참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대장금' 이후 15년이 된 2019년, 또 한번 배우 생활의 지평을 연 지진희였다.

"스타뉴스의 창간 1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예 소식을 전해주셔서, 20주년, 30주년도 계속 이어갔으면 합니다."

지진희가 전한 스타뉴스 창간 15주년 축하 인사는 묵직하면서도 진심이 어린, 극중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 같은 느낌이었다.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2004년 '대장금' 이후 15년, 지진희는 여느 배우들과 달리 진중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시간을 돌아봤다.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희망과 꿈 그리고 목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저도 목표가 있었다. '대장금'이 잘 되면서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었는데, 솔직히 되게 불편했다. 제 능력과 상관없이 반비례로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장금'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정작 지진희는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이 아닌, 대중의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고.

"인기만큼 사람들에게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게 스스로 힘들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연기는 제가 잘 한다고 더 잘 되는 게 아니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대로, 최선을 다해서 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대중의 기대감을 연기로 충족시키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려왔다는 지진희. 그 때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물론, 100%는 아니었다.

"저는 머물러 있지 않고, 고여있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흘러오는 동안 웅덩이도 있었지만, 흘러 흘러 바다로 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지금도 흐르고 있고, 대중 덕분이기도 하다. 저 또한 나름 열심히 해왔고, 노력도 많이 했다. 아직도 흐르고 있는 중이다."

지진희는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대장금' 뿐만 아니라, 최근 화제를 모았던 '60일, 지정생존자'도 오롯이 자신이 잘해서 잘 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장금'은 멋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동료(배우,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엇다. 잘 되고 나서 정신없이 끌려다니기도 했다. 솔직히 저는 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늘 그렇지만 저보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있고, 노력하시는 분들도 있다. 어떤 연기자는 진짜 연기를 잘 하지만 인지도가 없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배우는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이들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게 되는 배우는 어떤 상황에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게 연기와는 또 다른 기운이라고 생각을 한다. 운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저도 한 번은 그런 운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그 사람들은 나를 바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왔다는 지진희다. 누군가 인지하지 않아도 자신을 바라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에너지를 갖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라면서 자신의 대표작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런 에너지라는 게 한 번에 '짠'하고 생기지 않는다. 보는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배우에 대한 대표작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 경우에는 맨 마지막에 한 드라마가 대표작이었으면 한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무엇을 하든 다 공부다. 그렇게 노력을 하고 나면, 다음 작품에서는 전 작품보다 나은 연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지진희에게 15년의 세월은 많은 게 바뀌었다. 개인적인 생활을 떠나 방송 환경이 바뀌었다는 게 가장 컸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바뀌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도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배우고, 주변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본다고 했다. 이렇듯 달라지는 방송가 환경에 지진희는 '다양성'을 강조했다.

"지난해에 제가 '거기가 어딘데??'라는 예능에 출연한 적이 있다. 기존 예능과 달라서 낯설어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반면에 힐링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들의 사고방식이 거의 이분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양하고, 여러 가지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콘텐츠도 더 다양해져야 한다. 오래전 지상파 TV만 봐야하던 시절이 지났다. 매체가 다양해져서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콘텐츠도 있다. 다양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콘텐츠가 나왔으면 좋겠다. 거기에 저도 한 몫을 하고 싶다. 지금 시대는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시대다. 그게 프로그램이든, 생활이든 사람들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저도 다양성 있는 배우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려 한다."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변화에 맞게 다양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지진희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연기,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제 나이에 맞는, 틀에 박히지 않는 것을 해보고 싶다. 드라마, 예능, 영화 등 다양한 것을 하려고 하고 끊임없이 해왔다. '다양 지진희'가 된다면 좋겠다. 저도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해서 많은 분들이 선택해서 봐주셨으면 한다."

고여있지 않고, 흐르고 흘러 왔다는 지진희. 그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고 대답했다.

"대충, 이런 식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시대가 변하고 흘러가는 만큼, 어떤 새로운 문제가 생길 것이다.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물이 흐르다 보면 바위에 막힐 수도 있고, 웅덩이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계속 흘러왔고, 경험이 생겨서 조금의 여유가 생기긴 했다. 어떤 식으로 갈지는 제 의지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60일, 지정생존자' 덕분에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저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관계자 분들이 제게 새로운 것들을 줄 것 같다. 지진희는 도태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썩지 않게 흐르고, 또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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