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황선홍 거론, 3월 태국전 이끌 임시 감독 뽑는다"... KFA, 전력강화위 3차 회의 27일 개최

박재호 기자  |  2024.02.26 19:03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을 뽑는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 3차 회의가 내일(27일) 개최된다. 3월 A매치 2경기를 지휘할 임시 감독의 면면이 내일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KFA는 전력강화위원회 제3차 회의를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된다고 26일 밝혔다. KFA에 따르면 새 감독 선임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이날 나올 경우에만 회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맡는다.

협회는 최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후 새 감독을 뽑기 위한 전력강화위를 재편하면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의 후임으로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지난 20일 선임했다. 그리고 하루 만인 지난 21일 1차 회의를 열었다. 지난 24일 2차 회의에 이어 3일 만에 3차 회의를 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지난 1월 30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지난 1월 30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차 회의에서 전력강화위는 3월 A매치 전까지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보단 국내 감독을 뽑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정해성 위원장은 "임시 감독 체제는 현실적으로 여러 장애가 있어 택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K리그 현직 감독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정해성 위원장은 "쉬고 있는 감독, 일을 하고 있는 감독 모두 후보에 올려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후보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이 거론됐다.


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비난 여론이 불거졌다. 팬들은 K리그 팀을 맡고 있는 감독을 뽑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K리그 개막이 코앞에 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남기고 간 '독이 든 성배'를 다시 들 감독이 나타날지도 의문이었다.

울산 HD 공식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성명문을 발표하며 KFA를 비난했다. 처용전사 측은 "다수 매체에 보도된 KFA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어 "KFA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FA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K리그 현역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방패로 내세워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다"며 "그 결과는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 지난날 과오를 반복해 또 한 번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KFA는 2차 회의에서 입장을 바꿨다. 3월 A매치는 정식 감독이 아닌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설명이다. 한국은 다음 달 21일과 2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치른다. 이후 다음 A매치 기간인 6월 싱가포르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 약 3개월 동안 시간을 두고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KFA의 '입장 바꾸기' 행보에 팬들의 분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3년 10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3년 10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일 3차 회의에선 임시 감독의 면면이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

차기 감독으로 거론됐던 K리그 현직 감독들도 대표팀 사령탑 부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과 관련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며 "KFA는 KFA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고 나는 K리그 새 시즌을 잘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K리그 이야기를 해야 할 시간"이라며 관련 질문을 고사했다.

울산의 K리그 3연패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명보 감독은 "저희가 목표를 설정하기 전에 많은 분들이 목표를 설정해 주셨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아직 조금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잘 준비해서 좋은 시즌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21일 울산과 반포레 고후의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후 기자회견에서도 "아는 내용이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정해성 위원장은 새 감독에게 필요한 8가지 요건을 직접 밝혔다. 첫째는 역량, 둘째 선수 육성, 셋째 명분, 넷째 경험, 다섯 번째 소통 능력, 여섯 번째 리더십, 일곱 번째 최선의 코칭스태프 구성, 여덟 번째는 성적 내기다. 정해성 위원장은 "이 기준을 통해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감독 외에 여러 외국인 감독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다수의 팀을 이끌었던 스티브 브루스, 네덜란드 레전드 필립 코쿠 등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까지 좋은 경력을 쌓은 '실력파' 감독들의 이름도 거론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았던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과거 FC서울과 튀르키예 베식타시, 트라브존스포르 등을 이끈 셰놀 귀네슈 등이다.

한편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C조에 속해 태국, 싱가포르, 중국과 경쟁한다. 앞서 한국은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만나 5-0 대승을 거뒀다. 2차전 중국 원정에서도 3-0으로 이기고 2전 전승(승점 6)을 기록, C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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