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런던 찾아온 이강인에 화답... SON "강인이 용서해주세요"-LEE "반겨준 형 고마워"(종합)

이원희 기자  |  2024.02.21 10:04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손흥민 SNS 캡처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손흥민 SNS 캡처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후배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했다. 이와 함께 이강인을 향한 거센 비난을 멈춰달라고 축구팬들에게 당부했다.

손흥민은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고 말을 꺼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은 이강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대회 도중 부딪혔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이 드디어 화해하며 오해를 풀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입니다"며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또 손흥민은 주장과 대선배답게 후배 이강인을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 일 이후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고 축구팬들에게 부탁했다.

국내파와 해외파, 92년생 및 고참 선수들과 96년생, 어린 선수들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흥민은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며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손흥민은 이강인과 직접 만나 어깨동무하는 다정한 투샷도 업로드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의 입장문에 앞서 '탁구 게이트' 중심의 선 이강인도 진심을 담은 사과문을 올렸다.

이강인은 이날 SNS를 통해 "지난 아시안컵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해 팀 전체와 축구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말을 시작했다.

이강인은 직접 영국 런던으로 찾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은 "(손)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했다.

'탁구 게이트'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이강인은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전했다.

손흥민 외에도 대표팀 다른 선배와 동료들에게도 사과한 사실을 전했다. 이강인은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다"며 "제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은 '탁구 게이트'의 중심으로 지목된 동료들에게도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제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 숙였다.

이어 이강인은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다"라며 "여러분들께서 제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일어난 '탁구 게이트' 사건은 큰 화제였다. 중심은 손흥민과 이강인이다. 대회 4강 요르단전 전날, 이강인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이 저녁식사 시간에 탁구를 치려고 했고,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축구팬들에게도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 매체 더선이 처음 보도했고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인정했다.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대표팀 감독, 코치진도 해외 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 이강인 충돌 사실을 알렸다.

이강인은 사건이 알려진 뒤 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강인을 향해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대드는, 특히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충격은 엄청났다. 후폭풍이 거셌다. 이강인의 사과에도 축구팬들은 계속해서 비난을 날렸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강인 SNS를 찾아가 인신공격을 해댔다. 이강인의 생일인 2월19일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이강인의 가족들까지 악플 피해를 받았다.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의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강인이 출연한 광고계에서도 논란을 의식한 듯, 이강인의 모습이 들어간 광고 이미지를 내리는 등 '손절 사태'가 일어났다. 이강인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 중계사도 이강인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경기에 이강인 이미지와 '이강인 선발' 표기를 뺐다.

한국을 떠난 클린스만 감독, 코치진조차 "손흥민, 이강인 충돌로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들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손흥민, 이강인이 직접 화해하면서 사건도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 다음은 손흥민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 다음은 이강인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이강인입니다.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저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강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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