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악플→연이은 손절, 이강인 피해 점점 커지는데... 손 놓고 있는 축구협회

이원희 기자  |  2024.02.20 06:28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표팀 선배이자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다. 하지만 이강인을 향한 비난이 도를 넘어선다.


2023 카타르 아시아컵이 끝났지만 '탁구 게이트' 사건은 여전히 뜨겁다. 중심은 이강인과 손흥민이다. 대회 4강 요르단전 전날, 이강인이 저녁식사 시간에 탁구를 치려고 했고,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사실이 됐다. 영국 매체 더선이 처음 보도했고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인정했다.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대표팀 감독, 코치진도 해외 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 손흥민의 충돌 사실을 알렸다.

이강인은 사건이 알려진 뒤 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대드는, 특히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충격은 엄청났다. 이강인의 사과에도 축구팬들은 계속해서 비난을 날리고 있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강인 SNS를 찾아가 인신공격을 해댔다. 이강인의 생일인 전날(2월19일)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이강인의 가족들까지 악플 피해를 받고 있다. "동생 관리 잘하라", "가정교육이 이 따위냐" 등의 댓글은 평범해 보일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이 많다.

또 이강인이 출연한 광고계에서도 논란을 의식한 듯, 이강인의 모습이 들어간 광고 이미지를 내리는 등 '손절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강인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 중계사도 이강인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경기에 이강인 이미지와 '이강인 선발' 표기를 빼 화제가 됐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정확한 상황 설명이나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묻고 가려는 분위기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지난 16일 클린스만 경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강인, 손흥민 충돌은) 모두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고 팀에서도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너무 시시비비 따지는 것은 상황을 더욱 후벼서 악화시킬 수 있다. 다들 젊은 사람들인데 잘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회장의 바람과 달리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무엇보다 증명되지 않은 '설'이 계속 돌고 있다. 손흥민이 멱살을 잡고, 이강인이 주먹을 휘둘렀다는 얘기 외에도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하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이 보이콧을 선언했다'는 등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미 이강인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마치 사실인 듯 이야기가 퍼져나간다.

이는 사실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등 정확한 상황 파악이 돼야 이런 소문들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당장 다음 달이면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치른다. 잘못된 부분들은 반드시 잡고 갈 필요가 있다.

계속 이런 상황이면 이강인의 피해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축구팬들의 비난을 넘어, 한국을 떠난 클린스만과 코치진은 "이강인, 손흥민 충돌로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들 탓으로 돌렸다. 해외 매체들마저 '탁구 게이트' 사건을 조롱하고 있다. 심지어 축구와 관련 없는 국내 정치인들까지 이강인을 향해 비난을 퍼붓는 중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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