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이강인과 함께 탁구 친 가담자' 지목에 화났다... "막무가내로 욕하는 수준 떨어진다" 분노

박재호 기자  |  2024.02.15 11:58
오현규. /사진=뉴시스 오현규. /사진=뉴시스
이강인. /사진=뉴시스 이강인. /사진=뉴시스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 중인 오현규(오른쪽). /사진=뉴시스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 중인 오현규(오른쪽). /사진=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현규(23·셀틱)가 '탁구 사건'의 가담자로 지목되자 이를 반박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오현규는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 누리꾼이 '탁구 재밌게 쳤니?'라는 글을 올리자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막무가내로 찾아와서 욕하는 수준 참 떨어진다"고 직접 댓글을 달았다.

전날 터진 이른바 대표팀 '탁구 사건'에서 오현규가 가담자라고 추정한 누리꾼이 조롱성 댓글을 달자 이를 오현규가 반박한 것이다. 오현규는 이강인과 동갑내기로 대표팀 내 어린 선수에 속한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서 오현규가 탁구를 친 선수 중 한 명이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출전했던 클린스만호가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완패하고 대표팀이 해산한 뒤 내부 논란이 불거졌다. 전날 영국 '더선'은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며 "이는 한국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요르단과 대회 준결승전을 앞두고 저녁 식사에서 벌어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어 "어린 선수 중 일부는 탁구 게임을 즐기기 위해 저녁을 빨리 먹었다. 하지만 이를 본 주장 손흥민이 불만이 있었다. 식사 자리는 팀 결속의 기회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오현규(오른쪽)의 아시안컵 출전 모습. /사진=뉴시스 오현규(오른쪽)의 아시안컵 출전 모습. /사진=뉴시스
오현규. /사진=뉴시스 오현규. /사진=뉴시스
김민재(왼쪽)와 오현규. /사진=뉴시스 김민재(왼쪽)와 오현규. /사진=뉴시스
매체에 따르면 탁구를 치러가는 이강인과 손흥민 사이에서 언쟁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까지 입었다. 매체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자신에게 무례한 말이 나오자 다시 돌아와 앉으라고 했다. 문제를 일으킨 젊은 선수 중에는 파리 생제르맹(PSG) 에이스 이강인도 있었다며 "선수들 간 충돌이 일어났고 손흥민은 이를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7일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에서 손가락 테이핑을 한 채로 경기를 뛰었다.

아시안컵 4강이라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한국은 요르단전에서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날라지 못하는 졸전 끝에 0-2로 패했다.

팬들은 '더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전날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손흥민, 이강인 등 대표팀 불화 소식에 "사실이 맞다"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훈련 중인 오현규(왼쪽). /사진=뉴시스 훈련 중인 오현규(왼쪽). /사진=뉴시스
오현규. /사진=뉴시스 오현규. /사진=뉴시스
14일 이강인의 SNS에 올라온 사과문. /사진=이강인 SNS 갈무리 14일 이강인의 SNS에 올라온 사과문. /사진=이강인 SNS 갈무리
논란이 불거지자 '탁구 사건'의 주인공 이강인이 서둘러 '공개 사과'했다.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다"라고 적었다.

손흥민과 갈등을 직접 언급한 이강인은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축구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강인의 사과에도 '탁구 사건'의 하극상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이웃 나라' 일본도 이번 사태에 큰 관심을 보였다. 14일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등 복수 매체들은 이강인과 손흥민의 갈등부터 이강인의 사과 소식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강인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사과문을 올리면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 간 심각한 불화가 수면 위로 올랐다"고 전했다.

'닛칸 스포츠' 해당 기사에는 전날까지 일본 누리꾼의 댓글이 260여 개나 달렸다. 라이벌 국가 대표팀 선수들 간 다툼이 이례적이고 사건 당사자들도 가장 인기 있는 선수였던 만큼 뜨거운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일본 누리꾼들 반응은 다양했다. 이중 이강인의 욱하는 성격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강인이 쿠보의 좋은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경기 중 그가 욱하는 거친 성격을 보았다. 이 사건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크게 놀랍지 않은 일이다"고 전했다.

이강인(가장 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이강인(가장 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이강인은 아시안컵 개막 직전 이라크와 친선전에서 경기 막판 상대 선수와 거친 신경전 끝에 레드카드를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일본 누리꾼은 "이강인은 평소에 좋은 녀석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스위치가 켜지면 터무니없이 난폭해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은 유교의 나라기 때문에 선후배 간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이 정도로 소란스러워질 정도였으면 이전부터 불화가 시작되고 있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했다.

대표팀을 생각하는 손흥민의 열정을 칭찬한 댓글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손흥민의 대표팀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어린 선수들 입장에서 귀찮은 선배일 수 있지만 한국에 이런 주장이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고 전했다. 이어 "아시안컵 한국 경기를 보며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진작 탈락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일이 좀 다르긴 하지만 라모스 루이나 하세베 마코토 같은 주장이 그립다. 이번 아시안컵에 이런 주장이 있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주인공 손흥민과 이강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주축 선수로 맹활약했다. 이강인은 대회 조별리그와 4강전까지 본선 전 경기 선발 출전했다. 바레인전 멀티골, 말레이시아전 1골 1도움 등 총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AFC가 선정한 대회 베스트11에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주장 손흥민도 전 경기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4강행을 이끌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8강 호주전에서는 후반 막판 페널티킥(PK)을 얻어내 황희찬의 기적같은 동점골을 도왔다. 이어 연장전에서 직접 그림 같은 프리킥을 꽂아 넣으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 /사진=뉴시스
경기 후 손흥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축구라는 스포츠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스포츠다. 그러나 부족해서 진 건 사실이다. 요르단이 오늘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끌면서 부족함을 느낀 토너먼트였다. 많은 선수의 희생이 있었는데도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국민분들에게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16강 사우디아리비아와 8강 호주전까지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러 체력 부담이 있었냐는 질문에 "사실 상황을 회피할 좋은 답변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기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왔기에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너무 큰 대회 준결승이다 보니 조금의 긴장감, 경험 부족이 경기장에서 나온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경기였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팀이 준결승 패배로 선수들이 크게 실망하고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질책하시고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동료들을 챙겼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본인 생각을 전했다. 손흥민은 "토너먼트 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았기에 부담감을 많이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을 잘 이겨내셨고, 선수들까지 케어하시면서 티도 하나 안 내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감독님도 이런 계기를 통해 더 단단해지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님이 대표팀에서 1년 정도 하셨다. 분명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것이다. 이번 대회 잘 치른 경기, 못 치른 경기를 분석해서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클린스만 감독을 감쌌다.

최선을 다한 동료들 대신 자신이 질책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국민분들, 축구 팬분들을 좋게 해드리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 결과와 실수를 두고 너무 예민하게 해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정말 잘못이 없다. 질책을 받으면 내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팀을 책임을 지고 더 이끌어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에 우리가 여기서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께서 준결승에서 결승까지 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경기를 보셨을 것이다. 기대감을 못 채워 드려 너무 죄송스럽다. 한국 국민으로서 너무 자랑스럽고, 이런 성원을 받아서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앞으로 팬분들이 나를 더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포효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포효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소속팀 토트넘으로 돌아간 지난 8일 개인 SNS를 통해 "많은 분이 기대해주셨던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감사 인사가 너무 늦었다"라며 "런던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다.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해당 문구와 함께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 쥔 사진을 올렸다. 대회 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듯했다.

아시안컵이 끝난 뒤 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은 곧장 경기를 뛰었고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어시스트를 올렸다. 지난 11일 토트넘은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은 2-1로 제압했다.

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던 토트넘은 후반전 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경기 막판 자로 잰듯한 땅볼 크로스로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도왔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짧은 출전시간에도 어시스트 1개를 비롯해 패스 성공률 92%(11/12), 기회 창출 2회, 큰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상위권 평점인 7.0을 받았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을 기다렸던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기뻐했다. 그는 경기 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팀과 서포터 모두에게 훌륭한 결과다. 후반전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전반전 경기력은 아쉬었고 브라이튼은 좋은 팀이다. 토트넘은 부족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손흥민의 복귀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직 손흥민은 회복 단계다"라며 "어려운 상황을 쉽게 만들었다. 존슨에게 엄청난 패스를 연결했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역전골 순간에 있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위해 토트넘을 떠난 뒤 약 한 달 만에 돌아왔다. 그토록 손흥민이 열망했던 아시안컵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쩌면 손흥민이 뛰는 국가가 그에게 불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보라.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리그에서 팀의 부진과 상관없이 득점 순위 상위권에 있었다"라고 평했다.

칭찬은 이어졌다. 손흥민은 한 달 넘게 팀을 떠나고도 이미 12골을 몰아쳐 프리미어리그 전체 득점 4위다. 손흥민이 없는 사이 히샬리송이 골을 꾸준히 넣어주며 두자릿수 골(10골)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팀 내 득점 1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였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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