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캡틴 복귀' 손흥민 "런던 가는 무거운 발걸음... 주장으로 부족했다" 거듭 사과

박재호 기자  |  2024.02.08 10:15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에서 '토트넘 캡틴'으로 돌아간 손흥민(32)이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많은 분이 기대해 주셨던 아시안컵 대회를 치르면서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감사 인사가 너무 늦어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기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다.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던 거 같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손흥민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64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4계단이나 차이 나는 요르단에게 경기 내내 밀린 끝에 승리를 내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요르단의 공세에 당황했다. 요르단은 전반 초반부터 막판까지 한국을 철저하게 괴롭혔다.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주도권을 내주며 공세에 시달렸다. 결국 요르단이 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이 이번 대회 보여준 '좀비 축구'는 이날 없었다. 선제골 실점 후 더욱 위축됐고 결국 후반 21분 추가골까지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충격적인 탈락에 손흥민도 고개 숙였다. 하지만 동료들부터 감싸 안으며 마지막까지 주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에서 페널티킥(PK) 2골, 프리킥 1골까지 3골을 넣은 손흥민은 필드골을 넣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 /사진=뉴시스
경기 후 손흥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축구라는 스포츠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스포츠다. 그러나 부족해서 진 건 사실이다. 요르단이 오늘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끌면서 부족함을 느낀 토너먼트였다. 많은 선수의 희생이 있었는데도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국민분들에게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16강 사우디아리비아와 8강 호주전까지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러 체력 부담이 있었냐는 질문에 "사실 상황을 회피할 좋은 답변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기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왔기에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너무 큰 대회 준결승이다 보니 조금의 긴장감, 경험 부족이 경기장에서 나온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경기였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팀이 준결승 패배로 선수들이 크게 실망하고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질책하시고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동료들을 챙겼다.

손흥민. /사진=뉴시스 손흥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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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본인 생각을 전했다. 손흥민은 "토너먼트 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았기에 부담감을 많이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을 잘 이겨내셨고, 선수들까지 케어하시면서 티도 하나 안 내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감독님도 이런 계기를 통해 더 단단해지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님이 대표팀에서 1년 정도 하셨다. 분명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것이다. 이번 대회 잘 치른 경기, 못 치른 경기를 분석해서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클린스만 감독을 감쌌다.

최선을 다한 동료들 대신 자신이 질책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국민분들, 축구 팬분들을 좋게 해드리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 결과와 실수를 두고 너무 예민하게 해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정말 잘못이 없다. 질책을 받으면 내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팀을 책임을 지고 더 이끌어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에 우리가 여기서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께서 준결승에서 결승까지 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경기를 보셨을 것이다. 기대감을 못 채워 드려 너무 죄송스럽다. 한국 국민으로서 너무 자랑스럽고, 이런 성원을 받아서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앞으로 팬분들이 나를 더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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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 복귀한 손흥민은 오는 11일 0시 열리는 브라이튼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홈 경기를 준비한다. 손흥민은 리그 12골로 득점 부문 4위에 올라있다.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전까지 3위였지만 도미닉 솔란케(본머스)가 역전했다. 손흥민은 본격 득점왕 경쟁에 돌입한다.

손흥민은 "꼭 우승하고 돌아오라"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3일 영국 '풋볼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에버튼과 23라운드 사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한국 중 누가 이기길 바라는가? 호주는 당신의 조국이고 한국은 주장 손흥민이 뛰는 나라다'라는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누가 이겨도 좋은 상황이다. 'WIN-WIN(윈윈)'이다. 물론 호주 국민으로서 호주가 올라가고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돌아온다면 좋다. 하지만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했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손흥민의 열망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잘 이해했다. 그는 "손흥민에게 아시안컵 우승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그들(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손흥민은 축구와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가 탈락하면 아쉽지만 손흥민이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 토트넘에서 몇 경기를 더 뛰지 못해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후 손흥민은 호주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꺾었지만 요르단에 패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토트넘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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