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감독 "'82년생 김지영' 운명 같다..날 택한 것 같다" [★FULL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9.10.24 11:54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배우였다. 영화 연출로 대학교를 들어갔지만 연기가 좋았다. 연기가 마법 같았다. 그렇게 극단에서 연기를 하다가 TV드라마와 영화 등에 간간이 얼굴을 내비쳤다. 연극이 배우의 것이라면, TV드라마와 영화는 감독의 몫인 것 같았다.

아기를 가졌다. 당분간 연기를 못할 것 같았다. 뭐가 하고 싶었지 생각했다. 단편 영화를 찍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이후 처음이었다. '자유연기'.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된 여배우의 이야기였다. 만삭이 돼 천천히 편집했다. 이 단편영화가 미쟝센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김도영 감독(49)은 영화 '82년생 김지영' 연출 제안을 받았다.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약간 포함합니다.

-'82년생 김지영' 연출은 왜 했나.

▶제작사에서 연출 제안을 받았다. 할만한 이야기고,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외적 논란은 전혀 부담이 없었다. 그보다 100만부가 팔릴 만큼 공감을 얻은 이야기를 내가 영화로 잘 만들 수 있을까가 부담이었다. 상업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도 고민이었다. 그런데 교수님이 "할 만한 이야기냐"고 물으시더라. "예"라고 답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냐"고 물으시더라. "예"라고 답했다. 그래서 심플하게 결정했다.

-'82년생 김지영'의 어떤 지점이 할 만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였나.

▶베테랑도 아닌 내게 제작사에서 창립작 연출을 제안한 건, '자유연기'와 접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이야기에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반응했을까, 어떤 지점에 그렇게 공감했을까 생각했다. 영화를 만들고 난 뒤 그 영화가 내께 아닌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 지점이 '82년생 김지영'과 연결시켜 준 것 같다.

여성이란 키워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두다. 그 부분에 당연히 관심이 있었다. 확장성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원작이 전한 사회적 의제에 충분히 공감했고, 원작의 결대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했으면 했다.

그런데 내가 택한 줄 알았는데, '82년생 김지영'이란 서사가 나를 택한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서사 자체가 하나의 생명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상업영화로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하는구나,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유명 원작을 영화화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벽이 각색인데. 원작을 어떻게 취사선택하고 어떻게 영화적으로, 상업영화적으로 각색했나.

▶원작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있다.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 이미 시나리오 초고는 있었다. 프리 기간이 워낙 짧아서 초고에서 기본 서사를 따오고, 사회적 의제와 시대별 에피소드를 취사선택했다. 영화는 주인공의 목적을 따라가야 한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좋은 에피소드라도 그 목적에 방해가 되면 빼야 했다.

가장 아쉬웠던 건 김지영의 실내화 장면이었다. 초등학교에서 남자아이가 실내화를 뺏어가자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나중에 선생님이 "쟤가 너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찍었지만 결국 뺐다. 내가 배우 출신이라서 그런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빼기가 정말 아쉬웠다. 아역들도 너무 잘했고, 선생님도 너무 잘했다. 어떻게라도 넣어보고 싶었지만 그 신이 길기도 했고, 이야기 흐름에 맞지 않는 것 같아 편집기사님과 상의해서 뺐다. 나중에 감독판이나 그런 기회가 되면 그 장면을 소개하고 싶다.

-공유가 맡은 김지영의 남편 대현은 원작과 좀 다른데. 대현이 장모님과 이야기하는 장편 등은 편집되기도 했고.

▶기본적으론 다르지 않다. 책도 잘 읽어보면 좋은 남편이다. 다만 서사 구조상 영화에선 남편이 지영이를 의사에게 가보도록 권한다. 책보다 영화에서 남편이 더 많이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리고 팝캐스트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아무리 싱싱한 오이라고 해도 식초에 담그면 피클이 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환경이 그러면 어쩔 수 없다. 가부장적인 문화, 그런 환경들. 그렇기에 악의없이 한 말이 상처가 된다. 그래서 영화 속 김지영 주변 인물이 특별히 나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빌런이 되지 않고 환경이 문제로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에서 경험하고 느껴본 사람들은 눈치채는 장면들이 있다. 지영이 빨래를 갤 때 대현은 홀로 맥주를 마신다. 밥 달라고 하고. 공유가 연기한 대현은 그런 점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남편이다. 공유도 그런 지점에 동의하고 공감했다. 감독으로선 공유의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편집해 미안한 마음도 있다.

-'82년생 김지영'을 영화로 만들면서 모든 이의 공감을 고루 얻으려는 구조보다는 김지영에게 공감시키는 구조를 택했는데. 두 시간 남짓한 영화로 만들 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상업영화로선 유혹도 있었을 텐데.

▶수많은,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이 책에 공감한 사람들. 우리 엄마, 고모, 이모, 시어머니가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시어머니께 "어머님 이야기는 아니에요"라고 하면서 시사회에 초대했다. 영화를 보시고 눈이 벌겋게 되셨더라. 대신 남자 캐릭터들을 조심스럽게 다뤘다. 빌런으로 보이지 않도록 했다.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공감할 수 없으면 모르고. '82년생 김지영'에는 "맘충"이라고 부를 때도, "나도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편하게 집에서 먹고 살고 싶다"고 말할 때도 그 말을 한 사람 곁에 젊은 여성이 있는데. 공감 못하는 어떤 사람으로.

▶말리는 역할을 (여성에게)맡기긴 했다. '82년생 김지영'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 중 하나다.

-김지영에게 존경받는 직장 상사 김팀장(박성연)은 이 영화에서 가장 유니크한 캐릭터다. 흔히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말하는데 그렇게 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존경을 한몸에 받아야 하는 캐릭터로도 그리지 않았는데.

▶박성연이 그 선을 잘 알고 있었다. '여적여'는 들어가지 말아야 했다. 그렇다고 영웅도 아니다. 김팀장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갔을까 고민했다. 할 말을 하면서도 적당히 넘길 줄도 아는. 원래 내가 시나리오에 써넣기는 "그만하시고 회의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성연이 그 대사를 하면서 갑자기 춤을 추더라. 정말 좋았다. 저 여자라면 저 자리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끼는 후배지만 어쩌면 저렇게 잘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난 배우의 힘을 믿는다. 진실함을 구축한다. 그 배역에 배우만큼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감독이 숲을 본다면 배우는 나무를 본다.

-'82년생 김지영'은 상업영화로 만들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사건이 보편적이다. 장소도 제한됐고. 게다가 클로즈업이 많다.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좋았지만, 그렇다고 배우들의 연기에 모든 걸 맡기는 건 감독으로서 무책임한 것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그런 점에서 빛을 아주 잘 사용한 것 같은데. 안온해야 할집에 푸르고 서글픈 빛들을 쏟고, 그 빛을 배우 얼굴에 포갰는데.

▶처음 준비하면서 '82년생 김지영'은 빛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빛이 부서지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생각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우울할 때 창밖이 너무 밝았던 적이 있다. 저 빛은 내 빛이 아냐라고 생각했다. 그런 걸 담고 싶었다.

촬영감독님과 상의해서 김지영(정유미)에게 블루를 주자고 했다. 집은 따뜻한 공간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지영에게는 어떤 공간일까를 생각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떻게 해야 이 영화에 스펙터클을 줄 수 있을까 가장 고민했다. 영화를 보고 존경하는 이승무 선생님이 문자를 주셨다. 당신은 영화는 스펙터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네 영화는 배우의 얼굴이 스펙터클이구나 하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정유미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도영 감독/\'82년생 김지영\' 스틸 정유미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도영 감독/'82년생 김지영' 스틸


-김지영을 정유미가 맡았다. 누군가 공유가 남편이란 게 판타지라고 해서 그럼 정유미가 김지영인 건 판타지가 아니냐고 했다. 여러 뜻을 갖고 있긴 한데, 이 영화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보편적인 얼굴로 해야 한다. 배우가 모든 걸 경험할 필요는 없지만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이 겪을 만한 경험들을 충분히 겪어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경험한 사람들에겐 자칫 가짜로 보일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정유미가 그걸 진짜로 보이도록 만드는 데는 감독과 충분한 교감과 신뢰가 필요 했을텐데. 김도영 감독은 두 아들의 엄마에 경력 단절도 있었고.

▶배우가 모든 경험을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배우가 자기 경험을 갖고 와서 연기할 필요도 당연히 없다. 배우가 나라는 창을 통해 관객을 공감시킬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좋은 배우가 중요하다.

나 역시 배우였기에 평범함을 연기한다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그냥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평범함을 연기하는 게 아니니깐. 그러다가 본질은 외적인데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이란 게 즐거웠다가도 확 꺼지는 순간들이 있지 않나. 그런 게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정유미에게 너로 존재해도 된다고 했다. 충분히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너무나 좋은 배우다. 정유미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정유미는 김지영을 연기하면서 빙의도 연기해야 했다. 극 중 인물에서 다시 극 중에 나오는 또 다른 사람을 연기해야 하는 것인지, 예컨대 엄마 역의 김미경, 외할머니 역의 예수정처럼 연기해야 할지, 또 상대역과 액션과 리액션을 할 때 어떤 정도로 해야 할 지를 이야기했을텐데.

▶정유미가 처음에는 (빙의를)어떻게 해야 해요? 라고 묻더라. 난 극 중의 빙의는 문학적인 장치라고 생각했다. 지영이 자기의 언어를 잃고 다른 사람의 언어로 대신 말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구를 흉내 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건 진심이라고 정유미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부인. 내 딸 좀 제발 보내주세요"라고 정유미가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예수정 선생님이 그 대사를 읽은 것들을 정유미가 참고하긴 했지만 그 감정들을 캐치한 것이지 흉내 내지 않았다.

-'82년생 김지영' 초반부는 스릴러 같다. 그런 장르적인 장치가 관객을 끌고 가서 감정을 쌓는 데 일조하는데.

▶원작을 읽으면서 초반이 제일 재밌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가족이 (김지영처럼) 그러면 정말 무서울 것 같았다. 내적인 공포가 클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도 그렇게 끌고가자고 생각했다.

-몰카 부분은 원작과 약간 다르면서 풀어가는 데 유머도 담았는데.

▶그게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몰카 부분은 책과는 다르다. 주변 사람들이 전달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책과는 시점이 다르니깐. 그 이야기를 하면서 유머도 넣은 건, 여성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꼭 폭발하기만 하면서 하는 건 아니다. 여성 뿐 아니라 사람들이란 심각한 일이 있을 때도 유머도 있고 다 그러는 법 아닌가. 그런 결을 주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좋아한다. 극 중에서 아버지로 비롯되는 코미디도 그런 이유다. 무거운 주제를 끌고 가는데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내 이야기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코미디란 장치를 넣으려 했다.

-김지영의 친정 가족 식구 캐릭터들을 지금처럼 구상한 것은.

▶우선 원작에 있던 대로 꾸렸다. 그러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모습은 그 사람들이 좋고 나쁘고 때문이 아니라 가부장제 때문으로 여겨지길 바랐다. 아버지는 우리 아빠를 생각했다. 그렇게 살아와서 그렇게 살아가는.

다만 지영의 동생인 지석(김성철)은 고민했다. 내가 세 자매라 남자형제가 없어서 잘 모르겠더라. 원작에도 지석에 대한 묘사가 별로 없고. 주위에 도움을 받았다. 가부장제에서 자랐지만 밖에 나가면 좋은 사람 소리 듣고 사는 남자아이. 내가 맨날 구박해서 나 때문에 사람 됐다는 소리를 듣는 아이.

-김지영이 영화 속에서 엄마와 이야기하던 중 외할머니에 빙의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데. 매우 중요한 장면이지만 좁은 세트에 카메라 앵글도 단조로울 수 밖에 없고 어두운 조명이라 찍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배우들과 배우들이 엉키면서 앵글을 막는 블로킹은 내가 연극 배우 출신이라 갇힌 공간에서 연기를 하는 데 익숙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 장면에서 가장 고민했던 건 미숙(김미경)이 딸 지영이가 "미숙아"라면서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었다. 딸네미가 자기 이름을 부를 때 그걸 듣고 뒤돌아보는 엄마의 얼굴. 김미경 배우에게 어떻게 움직이고 싶을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도 뒤로 빠질 것이고, 신파로 가지 않을테니 배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길 바랐다.

그 장면은 미숙을 먼저 찍었다. 정말 재밌었다. 정유미는 김미경에 안겨있어서 카메라에 백(등)만 잡혔는데 엄마가 쏟아내는 그 감정을 한번에 확 클릭하는 게 백에 가득 느껴지더라.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정유미를 먼저 찍을 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정말 좋았다.

내가 쓴 대사 중에서 그 장면에서 미숙이 하는 "금 같은 내 새끼, 옥 같은 내 새끼"를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한다. 그게 김미경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순간이. 와. 정말 좋았다.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엔딩곡이 좋다. 슬프지도 흥겹지도 않으면서 등을 밀어주는 것 같다. '82년생 김지영'은 음악이 감정을 더 고조시킬 수 있는 장면에서 전부 뒤로 빠지는데.

▶우선 엔딩곡은 헨의 '흔들흔들'이다. 김태성 음악감독이 권했다. 관객이 극장 문을 나갈 때 어떤 감정을 갖고 나가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그 음악과 걸맞았다. 김태성 감독님과 음악은 최대한 뒤로 빠지자고 했다. 배우의 액팅으로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테니 음악으로 신파로 끌고 가지 말자고 했다.

-원작과 영화의 결말이 다른데. 의사가 남자가 아니고 여자다.

▶영화는 영화 안에서 하나의 서사가 완성돼야 한다. 그래서 이 결말이길 바랐다. 영화를 본 관객이 극장 문을 나가는 순간 괜찮아, 괜찮아질거야,란 마음을 갖길 바랐다. 원작처럼 역시 현실은 그래,라는 생각보다는. 사실 그래서 그 결말을 원작 조남주 작가님이 어떻게 볼지 정말 걱정됐다. 다행히 좋아해주셨다.

이 결말로 바꿨기에 굳이 의사가 남자일 필요는 없었다. 영화에서 전문직은 주로 남자가 하는데 굳이 그렇게 하기도 싫었고.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순간부터 한편에선 응원이, 한편에선 반감이 만만찮았는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영화 제작을 막아달라는 글도 올라오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책 한권, 영화 한편에 이런 반응이 있다는 게 많은 걸 시사한다고 생각했다. 이 서사가 그래서 생명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이 서사가 김도영 감독을 선택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순간이었나.

▶초반에 과연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베테랑도 아닌 내가 어떻게 여기에 앉아 있는 거지, 란 생각이 들곤 했다. 지지와 응원을 받으면서. 그때 운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택한 게 아닌가 보다.

영화를 만들면서 정말 많은 회의를 했다. 대사 하나하나를 놓고 정말 많은 회의를 했다. 때로는 더 확 휘두르고 싶을 때도 있었고, 난 너무 칼날이 둥군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 고민을 하다가 문득 이 서사가 가고 싶은 길이 있나보다란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만난 사람들이 있고, 영화로는 또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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