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패배 후 믹스트존에서 고개 숙인 손흥민. /사진=김우종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대표팀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대회서 준우승을 거뒀던 한국은 이번엔 8강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59년 만의 우승 도전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힘이 없어 보였다.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손흥민은 "어떤 선수들보다도 아쉬움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던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좀 더 내가 잘 준비했어야 했는데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축구 팬 분들께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 "나도 이런 얘기를 말하는 걸 꺼리는데 이 곳에 와서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잠도 잘 못 자고 잘 자려고 해도 그런 부분이 많이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 했어야 했는데 경기장에서 체력적인 부분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서 나한테 거는 기대감이 많은 걸 알고 있다. 또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체력적인 부분이 겹치다 보니 너무 못해 경기장에서 나한테 많이 짜증 나고 화가 났다. '다음 경기는 좋아지겠지,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나 때문에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 같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실토했다.
손흥민은 2011 아시안컵부터 이 대회에 3회 연속 참가했다. 하지만 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손흥민은 '한국이 유독 아시안컵과 연이 없다'라는 언급에 "나도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4년 전 호주 대회서는 (우승) 코 앞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이번엔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걸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 자체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 아시아 팀들도 강팀이 많다.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진짜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나보다 형들이 (경기 후)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앞서 이 분위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더욱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더 발전된 모습을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소속 팀으로 돌아가서도 대표팀 생각하면서, 몸을 만들 때도 대표팀을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한테 고맙고 고생했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