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도종환 장관 "국위선양 위해 인권 눈 감아선 안 된다"

정부서울청사=심혜진 기자  |  2019.01.25 17:36
도종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도종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정부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의 고발로 불거진 성폭력 및 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 방안을 내놨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과 스포츠윤리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311호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했다.

이날 정부는 2019년 제1차 사회관계장관 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바탕으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중심으로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구성한다. 또 체육 단체의 종사자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면 최대 징역형까지 형사 처벌받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또 비리 전담 기관인 스포츠 윤리센터도 설립한다. 이는 국회와의 협력을 요한다. 도종환 장관은 "비리 조사 조정 중재 과정을 통제하는 독립 기관"이라며 "40명 정도의 인원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도 장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요구하는 KOC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 장관은 "반복되는 체육계 비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육계에 만연한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더 이상 국위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목표 아래 선수들을 극한의 경쟁 체제로 몰아가고, 인권에는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육계 비리를 뿌리 뽑고 스포츠가 선수에게도 국민에게도,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겠다.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음은 도종환 장관과 일문일답.

-합숙 훈련 폐지 등 체육계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킨다는 의견이 있다.

▶학교 운동부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지원을 제한하다고 해도 선수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선수를 보호하면서 문제점을 고쳐나갈 것이고 운동하는 학생이 늘어나도록 해 스포츠 클럽, 생활 체육, 학교 체육 정상화가 되도록 정책 방향을 잡겠다.

-대한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겠다는 방안이 나왔다. 추진방향은. 또 대한체육회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문체부의 입장은.

▶이번 기회에 대한체육회와 KOC를 분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동안 통합과 분리가 반복돼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요구하는 KOC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분리를 추진하겠다.

-엘리트 육성 방식을 바꾸면 국제대회 성적 하락과 스포츠 스타가 배출되지 않는 등 스포츠 산업이 부진을 겪을 텐데.

▶스포츠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심층적으로 논의하겠다. 위원회는 민관 위원들로 구성되며 위원 중 2/5 혹은 3/5 정도를 정부 측 위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문체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포함될 것이다. 스포츠혁신위는 1월 중에 구성할 예정이다.

-긍정적인 측면의 방안은 없나.

▶전체적인 패러다임을 엘리트 중심에서 스포츠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스포츠가 국위 선양에 이바지하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상대를 존중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일상이 스포츠가 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운동 재능이 있는 선수를 방치하지 않고 능력을 발휘하게 하면서 생활체육 활성화와 스포츠클럽을 통한 저변 확산, 지도자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대 등 실행 방안을 찾겠다.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피해를 당한 곳은 국가가 관리하는 진천선수촌이다. 문체부에서 국가적 책임과 배상 등 후속 대책 문제에 대해 고려한 바가 있나.

▶문체부와 진천선수촌 촌장 등을 비롯해 관리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 또한 통감한다. 국가대표 등 엘리트 선수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일어나 책임을 느낀다. 배상 문제의 경우 검찰에서 수사 진행 중이기에 추후에 논의하겠다. 경찰청과 수사에 관해 소통하면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대개 성폭력은 사전에 폭력이 깔려 있다. 근본적인 폭력 근절 방안은.

▶폭력이 남아 있는 유일한 분야가 체육계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어제 당정청 협의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했다. 폭행을 한 지도자에 대해 책임을 세세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스포츠혁신위에서 추후 구체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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