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아는 형님',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2019.01.11 11:42
/사진=JTBC /사진=JTBC


처음엔 쉽지 않았다. 일단 캐스팅부터 그랬고, 그 다음으로는 내용이 애매모호했다. 즉 콘셉트가 불분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종합편성채널 JT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바로 아는 형님'을 말한다.

우선 캐스팅부터 보자. 당시 어땠는가? 아프고, 사연 많고, 곤란한 과거, 즉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한데 모아놨다. 초반에 이상민이 없었지만, 그를 제외하고도 강호동, 서장훈, 김영철, 이수근, 이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 '아이고'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는 사람들이었으니까.

국민MC라는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 쉰 후에 재기하려고 했으나 몇 년만에 바뀌어버린 방송 판도에 적응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던 강호동. 농구선수 출신의 방송인으로 빌딩부자로 불리우지만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던 서장훈.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 근20년 베테랑, 그러나 개그보다 영어를 훨씬 더 잘 하는 김영철. 도박 때문에 근면성실한 이미지가 밑바닥으로 곤두박질되어버린 이수근. 그리고 가요계로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사기죄로 빚쟁이에게 모든 수입을 차압당하는 이상민까지. 어떤가? 한숨이 나오지 않는가?

게다가 콘셉트는? 앞서 말했듯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데, 그렇다고 명확하지도 않은 프로그램. 과거 MBC '무한도전'이 '무한한 도전'이던 시절을 연상케 하지만, '대체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불분명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이 결과는 시청률로 정확하게 이어졌다. 초반도 아니요, 8개월 동안 성적이 지지부진했다. 내부에서는 30회까지 반응이 별로 없다면 프로그램 막 내리자는 얘기까지 오고갈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점차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학교 콘셉트로 바꾸면서부터 시청률에 더욱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몇 년이 지난 지금은 화제성,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만큼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 됐다.

그럼 대체 왜 재미있는 것일까? 중요한 요인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게스트를 편안하게 하는 토크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아는 형님'은 기존의 토크쇼처럼 드러내놓고 '나 토크쇼요'하고 있지 않지만, 매회 게스트가 나와서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것도 쉽고 재미있게. 이것이 예전 토크쇼와 다른 점이다. 예전 토크쇼의 경우 게스트가 어디에서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나 속마음 깊은 곳에 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형태가 많았다. 즉 다른 사람들 앞에서 쉽게 꺼내기 어려운 속마음을 끄집어내야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이야기 또한 재미있게 해야 하는 말솜씨까지 갖춰야 했다. 이런 것들이 부담이 되어 출연하기를 꺼려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하지만 '아는 형님'은 어떤가? 게스트들이 나와서 부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모든 구성이 되어있다. '아는 형님' 멤버들이 옆에서 재미를 주면 게스트들은 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얹혀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를 억지로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다. 출연자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으쇼'하는 부담이 아닌 학창시절 친구들과 정말 노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아는 형님'! 이것이 '아는 형님'을 자꾸만 알고 싶게 만드는 비법이 아닐까.

▫ '아는 형님', 학창시절 쉬는 시간 같은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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