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녹취파일 공개? 고소가 먼저다

[기자수첩]

전형화 기자  |  2018.03.28 16:29
곽도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곽도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곽도원 녹취파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곽도원이 이윤택 성폭력 고소인단 중 4명에게 금품 요구, 협박 등을 당했다고 밝힌 뒤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곽도원 측에선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 측에 협박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에선 일단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말들의 싸움이 오가면서 녹취파일이 과연 어떤 내용인지에 세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곽도원 측에서 밝힌 녹취 파일은 총 3개다. 이윤택 고소인이자 곽도원의 연희단거리패 후배인 여성3명이 곽도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와 나눴다는 한 시간 분량의 통화 내용, 그리고 이들이 만나고 난 뒤 여성 3명의 선배인 이재령 음악극단 콩나물 대표와 곽도원 소속사 임사라 대표가 나눈 두 차례의 전화 통화 내용이다. 이외에 곽도원 측은 여성 중 한 명이 곽도원에게 보낸 협박성 문자를,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인 이명숙 변호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도원 측은 협박 내용이 담긴 자료들을 고소인 변호인에 전달한 만큼, 자료를 검토하고 어떤 결정을 할지는 변호인단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소인 중에서 4명을 제외하든,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무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녹취파일을 공개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고소인 측에선 이런 곽도원 측의 주장에 불쾌하다는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윤택 성폭력을 고발해 문화계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

(녹취파일을)저희에게 보내신다는 것도 이상하고 4명을 빼라 주장하시는 부분도 기이하네요. 저 같으면요. 배우를 보호하는 대표라면 이 4명 바로 고소이고요, 미투를 흐리는 부류를 걱정하는 성폭력 전문 변호사였다해도 고소입니다. 아무튼 보내고 싶다하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라고 SNS에 글을 남겼다.

이제 공은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 넘어간 것처럼 보인다. 변호인단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녹취파일은 공개돼야 마땅한 것처럼 사람들의 호기심을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다. 본질은 간 데 없고, 호기심만 남았다.

사실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선 녹취파일을 확인하더라도 어떤 행동을 취할 이유는 없다. 이윤택 성폭력 소송과 곽도원 녹취파일은 관련이 없는 탓이다. 오히려 협박이 사실이라면 이윤택 변호인이 고소인들의 진정성을 의심할 만한 참고자료 정도일 터다.

곽도원 녹취파일이 협박의 증거라면, 이 자료들은 곽도원이 4명을 고소할 경우에야 의미가 있다. 곽도원 측에선 처음부터 미투 운동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4명을 고소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소하지도 않겠다면서 녹취파일을 보냈다는 건, 결국 명분 싸움이다. 곽도원 측은 녹취파일이 있다는 사실과 이 녹취파일을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SNS에 밝혔다. 명분 쌓기다.

의도가 어떻든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녹취파일에 쏠렸다. 과연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정말 협박을 당했을지, 협박 내용이 뭘지에 쏠렸다.

공을 넘긴 건 같지만, 녹취파일 공개는 오직 곽도원 측에 달렸다.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서 녹취파일을 공개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녹취파일에 어떤 내용이 담겼든, 양쪽 다 상처를 입을 건 불가피하다. 저마다 듣고 싶은 걸 듣고, 믿고 싶은 걸 믿을테다. 어부지리는 이윤택 측일테다.

곽도원 측에서 녹취파일을 공개할 생각이라면 고소가 먼저다. 협박이 맞다면 미투 운동을 위해서라도 고소해야 한다. 고소 없이 녹취파일을 공개한다는 건, 미투운동 본질을 훼손시키고 싶지 않다는 곽도원 측의 선의와도 어긋난다.

공은 처음부터 곽도원 측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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