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곽도원 소속사 대표의 교묘한 SNS 일방통행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18.03.26 09:46
곽도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곽도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배우 곽도원 소속사 대표가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연출의 성폭력 고소인단 4명에게 금품 요구와 공갈,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진위에 따라 폭발력이 강한 주장이다.

변호사이기도 한 곽도원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 임사라 대표는 24일 자신의 SNS에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들을 만났다며 이후 겪은 일을 공개했다.

글의 요지는 ▷곽도원에게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만났더니 금전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는 것 ▷17명 전원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더니 배우만 남았을 때 자기들 4명에게만 돈을 주면 된다고 했다는 것 ▷거절했더니 공갈죄에 해당할 법한 협박성 전화와 문자가 여러 차례 왔다는 것 ▷그럼에도 미투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고소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임 대표는 이 글에서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일하면서 꽃뱀을 많이 겪었다며 곽도원을 협박한 4명을 만났을 때 "촉이 왔다"고 밝혔다.

임 대표의 주장은 상당히 휘발성이 높다. 곽도원은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이윤택이 설립한 연희단거리패 출신이다. 지난 2월 말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가 피해자라고 주장한 이가 밝힌 내용과 곽도원의 행적이 일치하지 않아 논란이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또 다시 곽도원을, 그것도 이윤택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사람들이, 협박했다는 것이다. 구속까지 된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들의 진정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 대표가 이 글을 올린 이유, 진위 등등에 여러 의문이 있다. 임 대표 주장대로 연희단 출신 중에서 곽도원이 제일 잘나간다는 이유로 협박을 받았다면, 명백한 범죄다. 미투 운동의 본질 훼손을 운운하지 않아도 이런 범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임 대표는 해당 글을 올리고 난 뒤 일절 연락을 받고 있지 않다. 왜 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이라고 적시하면서 이 같은 글을 올렸는지, 사안이 폭발력이 있는 만큼 해명과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 많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

일단 이 글을 올린 의도가 무엇인지에 설명이 필요하다. 곽도원이 협박을 받았다는 걸 정말 순수한 의도로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후에 곽도원 관련한 미투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협박 피해자라고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것인지, 불명확하다.

협박을 한 사람들의 신원을 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이라고 특정하면서 꽃뱀이라는 촉이 왔다고 덧붙인 게 어떤 의도인지 명확하지 않다. 곽도원과 관련한 꽃뱀이라는 뜻인지, 이윤택 사건도 꽃뱀으로서 접근이란 것인지, 애초에 정말 꽃뱀인 건지, 표현이 교묘하다.

꽃뱀이라는 촉이 왔다는데 협박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없다. 임 대표의 주장대로 그냥 "곽도원이 연희단 출신 중에 제일 잘나가지 않냐, 다같이 살아야지, 우리가 살려줄게"라고 한 것인지, "너도 우리 말 한마디면 끝나"라는 식이었다는 데, 곽도원이 과거 연희단거리패에 있던 시절 말 한마디면 끝날 일이 있었다는 뜻인지 설명이 없다. 사실을 근거로 협박을 했다는 뜻인지, 허위 사실을 근거로 협박을 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임 대표는 "뭔가 걸리는 일이 있었다면, 여기에 글을 쓰는게 아니라 그들 말대로 돈으로 입부터 막아야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언론에 제보를 할까, 공갈죄로 형사고소를 할까, 우리 배우가 다시 이러한 일로 언급되는게 맞는 일일까. 무엇보다도 나머지 피해자들의 용기가, 미투운동이 퇴색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고 했다.

앞서 허위 미투 사건을 고소하지 않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withyou 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선의를 100% 믿는다 하더라도 역시 의문이 든다. 언론에 제보를 할까 고민했다고 하지만 SNS에 올린 게 기사화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터.

기사화를 하면서도 고소를 하지 않는다는 바탕에, 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이라고 적시한 사람들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증거를 확보했으니 섣부른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뜻이 포함돼 있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통상 고소를 할 경우 무엇을 근거로 협박당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협박을 당했다는 것은 세상에 알리면서, 무엇을 근거로 협박당했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꽃뱀이라는 촉이 왔다면서도 왜 꽃뱀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꽃뱀이란 말로 악으로 규정했을 뿐이다.

곽도원은 일방적인 글로 인한 피해를 이미 봤다. 일방적인 글로 인한 상처가 얼마나 큰 지 이미 알고 있을 터다. 일방통행인 글로 모든 걸 끝맺기엔 사안이 크다. 의문에 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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