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들불 같은 미투 운동..동참하거나 침묵하거나 반격하거나

[기자수첩]

전형화 기자  |  2018.02.28 08:57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태석, 이윤택, 조민기, 조재현, 한명구, 최일화 / 사진=스타뉴스,남산골한옥마을,DSB엔터테인먼트,윌엔터테인먼트,신시컴퍼니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태석, 이윤택, 조민기, 조재현, 한명구, 최일화 / 사진=스타뉴스,남산골한옥마을,DSB엔터테인먼트,윌엔터테인먼트,신시컴퍼니


미투 운동이 뜨겁다. 성폭력 피해 고백이 들불처럼 대중문화 전반을 태우고 있다. 고은 시인부터 시작해 연극연출가 이윤택, 오태석, 윤호진, 사진작가 배병우, 배우 조민기, 조재현, 최일화 등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줄줄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던 오달수는 피해자가 얼굴을 공개하며 등장하기까지 했다.

미투 운동은 우상 파괴다. 대중 문화 전반에 걸쳐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권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했던, 그런 우상이 무너지고 있다. 미투 운동이 워낙 거세지자 혹자는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렇게 되면 연극을 비롯해 대중문화 거의 전 영역에 쓸 사람이 없다고 토로한다. 안 쓰면 된다. 우상이 사라졌다고 못 버틸 영역이면 다른 바람에도 쉬이 무너진다.

어떤 사람은 미투 운동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딴지일보 김어준은 팝캐스트에서 미투 운동에 대해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어떻게 보이느냐"며 "'첫째 섹스, 좋은 소재고 주목도가 높다.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 그러면 피해자들을 준비시켜 진보 매체를 통해 등장시켜야겠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 이렇게 사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우리당 국회의원을 음해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소위 미투 운동이 좌파 문화 권력의 추악함만 폭로되는 부메랑으로 갈 줄 저들이 알았겠냐"고 했다.

덧칠 한다고 가려지진 않는다. 메시지를 공격할 때는 메신저도 공격하는 법이다. 미투 운동의 순수성을 운운하고, 의도를 논하며, 음모론을 이야기하는 건, 그리하여 피해를 고백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미투 운동은 단순한 성폭력 고백에 그치지 않는다. 권력을 못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건 싸움이다. 이 싸움은 세상의 변화를 분명히 이끌고 있다. 이 싸움에 동참하거나, 침묵하거나, 반격하거나. 미투 운동은 그렇게 전개될 것이다.

들불은 다 태우면 끝이 난다. 미투 운동이 어디까지 태울지, 아직은 감조차 잡을 수 없다. 거센 반격도 예상된다. 분명 확인할 수 없는 피해 고백이 난무하고 있다. 바람이 불 때는 납작 엎드렸다가 바람이 그치면 명예훼손 고소 천지가 될 가능성도 적잖다.

그래도 세상은 조금은 바뀌어 있을 것이다. 다 탄 들판 위에 새로운 질서가 싹 틀 것이다. 새 질서가 어떤 결과를 맺을지, 이 싸움에 거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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