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감독, 성폭행 사건 심경 고백 "너무 억울하다"

이경호 기자  |  2018.02.06 18:15
이현주 감독/사진=스타뉴스 이현주 감독/사진=스타뉴스


영화 '연애담'의 이현주 감독이 동성 감독 성폭행 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현주 감독은 6일 오후 공식입장을 통해 "저는 여성 영화감독 이현주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우선 제 영화를 함께 만들어 주신 분들, 저의 작품을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이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고 전했다.

이현주 감독은 "저는 동성애자입니다"라며 "지금까지 동성애자라는 저의 성 정체성에 대해 피해자 등 몇몇 지인들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습니다"라고 커밍아웃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성 소수자들이 처한 상황 등을 생각하면 당당히 커밍아웃할 용기가 없었고, 다만 저의 세계관을 조심스럽게 영화에 담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제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저의 성 정체성이 드러나게 되었고, 가족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고 토로했다.

이 감독은 "저는 피해자가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서 혹시나 불쾌해 하거나 고통스러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그 날 저녁 피해자의 남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저와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저는 이 때 두 사람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던 사실을 얘기하였고, 이 과정에서 서로 격앙된 상태에서 통화를 하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그리고 다음 날 피해자와 통화를 하였을 때에도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대화를 하였고, 그 후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약 한 달 뒤에 갑자기 피해자가 저를 고소한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현주 감독은 성폭행 사건과 관련 "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했고, 이 일을 무마하거나 축소시키려고 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제가 피해자의 동의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애초에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나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말했을 때 아무 일도 없었다며 무마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또한 고소 여부가 문제되던 시점에서도 피해자의 요구대로 사과를 하고 없었던 일로 만들려고 노력을 하였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하지만 저는 피해자에게 처음부터 사실대로 얘기를 했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분들 앞에서 힘들지만 모든 것을 털어놓았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저는 너무나도 억울합니다"고 이번 사건에 대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해 감독 A는 "이현주 감독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현주 감독의 동성 감독 성폭행 사건은 피해자인 영화감독 A씨가 지난 1일 SNS를 통해 직접 폭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A는 2015년 동료이자 동기인 여자 감독(이현주)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감독은 지난 2015년 4월 지인들과 술자리가 끝난 뒤 만취한 A를 인근 모텔로 데리고 갔고, 잠든 A를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현주 감독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여성영화인모임은 이현주 감독에 대한 수상을 취소했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조합원에서 제명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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