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의 히로인 안서현 "여우주연상이요? 과분합니다"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2017.05.21 08:14
안서현 / 사진=넷플릭스 안서현 / 사진=넷플릭스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제 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뒤 '옥자'의 진정한 발견은 안서현이란 평이 돌았다. 그녀는 영화 상영 전까지 꽁꽁 베일에 가려졌던 봉준호의 히로인이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옥자'는 강원도 산골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거대돼지 옥자와 소녀 미자의 이야기다. 둘은 가족이자 친구나 다름없는 사이지만, 거대기업 미란도는 옥자를 신품종 고기를 팔 홍보수단으로 여기고 미국으로 데려가 버린다. 이에 혈혈단신 옥자를 구하러 미국으로 건너간 미자를 안서현이 맡았다. 100% CG 캐릭터인 옥자와 함께 명실상부한 '옥자'의 주인공이다. 영화를 보기 전엔 짐작할 수 없는 비중이자 캐릭터다.

20일(현지시간) 칸에서 만난 13살 소녀 안서현은 영화 속 미자와 닮은 듯했다. 어디서도 주눅드는 법 없이 당당한 그녀에게선 한눈에도 비범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미자가 일단 평상시에 저와 닮은 점이 꽤 있는 친구예요. '나도 이랬는데 미자도 이럴 것 같아' 생각하면서 촬영했다. 미자의 특징을 감독님이 정확하게 잘 봅아주셨기 때문에 열기가 수월해진 것 같아요."

지난 19일 진행된 '옥자'의 레드카펫에서도 그녀의 담담하고도 당당한 태도는 여전했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릴리 콜린스 등 세계적 스타들에 대선배 변희봉까지 함께한 생애 첫 칸 무대. 하지만 소녀다움을 한껏 살린 블랙 드레스로 레드카펫을 밟은 그는 영화 속 미자처럼 당찼다.

"'옥자'가 어제 처음으로 보여졌잖아요. 미자의 입장으로서 10년 동안 애지중지 잘 키운 옥자를 처음 보여드리는 기분이었어요. CG옥자가 아니라 정말 제가 키우는 옥자를요. 그래서 너무너무 뿌듯했고 뭔가 미자 입장에서 보게 됐어요. 너무 행복했던 것 같아요."

안서현 / 사진제공=넷플릭스 안서현 / 사진제공=넷플릭스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의 여자아이 버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산에서 태어나 산에서 자란 미자는 마치 산짐승처럼 저돌적이다. 결코 막을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봉준호 감독은 "그녀의 얼굴이나 눈빛에 그런 느낌이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눈빛 뿐이랴. 영화에 캐스팅된 뒤 몇 달을 액션스쿨에 다니며 연습했다. 봉준호 감독 역시 캐릭터가 가진 생동감이 액션과 함께 살아있길 바랐다. 하지만 안서현은 준비한 만큼은 보여주지 못했다며 되려 여유를 보였다.

"액션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이 정도 양의 액션은 저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대본 상으로 보면 정말 미자라면 이럴 수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마음을 굳게 다잡고 촬영하러 갔어요. 감독님이 너무 많이 배려해 주셔서, 준비하고 연습한 양에 비해 촬영한 양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실제 잭 러셀 테리어 종 강아지 '랑이'를 키운다는 안서현은 '랑이'에 대한 감정을 옥자에 대입해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다. "오빠가 옥자와 닮은 면이 있어요. 푸근하고 저와 소통하는 느낌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강아지와 오빠를 합쳐서 동생같은 느낌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안서현 역시 자연스럽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가 됐다. 수상을 예감하긴 이른 단계지만 외신의 호평이 상당하다.

'옥자'에 별 다섯개 만점을 준 영국 가디언은 "13살 미자 역을 맡은 안서현은 돋보이는 연기를 펼친다"며 콕 집어 칭찬했고, 미국 아이온시네마는 "'옥자'에 진짜 발견이 있다면, 그것은 미자 역을 맡아 에너제틱한 연기를 선보이는 신예 안서현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혹시 수상 가능성이 있을까? 이 야무지고 대담한 여배우는 그제야 커다란 눈을 찡긋거리며 난감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옥자로 칸에 온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워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가는 것도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 상을 탄다니 상상도 못하고 있다. 말씀하신 자체가 저로선 영광스럽지만 아직 제가 받으면 안된다고 해야 할까요.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