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블랙독' 서현진, '천의 얼굴'의 진수를 보여주다!

이수연 방송작가  |  2020.01.03 16:30
/사진=tvN /사진=tvN


연기 잘 하는 배우들에게 흔히 붙이는 말이 바로 '천의 얼굴'이라는 단어이다. 어떤 역할을 하던지 극 중 분위기나 인물 성격에 맞춰 그 때 그 때 완벽하게 변신하니 얼굴이 하나가 아니라 천 개라고 불릴만하다. 이 의견에 '배우가 당연히 캐릭터에 맞게 변신해야 하는 게 아니냐?'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라. 역할이 계속 바뀌어도 비슷한 느낌으로 연기하는 배우들도 많으니까.

그런데 서현진을 보면 '천의 얼굴'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이번 tvN의 '블랙독' 역시 그렇다. 단지 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검은 유기견 입양을 꺼리는 현상을 나타내는 블랙독(Black Dog) 증후군에서 제목을 따온 이 드라마는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 경쟁하는 이 시대에 편견을 떠안고 살아가는 블랙독이 늘 존재하며, 주인공 고하늘(서현진 역)도 그 중 하나라고 얘기한다. 강남8학군 중 하나인 대치동에 위치한 사립고의 교사지만 알고 보면 1년제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는 이런 문제들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첫 출근부터 교무부장의 낙하산, 거짓말쟁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되면서 온갖 일들을 겪게 된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고, 얄미운 교사에게는 이용까지 당한다.

이렇다 보니 고하늘 역을 맡은 서현진의 캐릭터는 밝으려야 밝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압력들에 맞서며 정직하고 진정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때로는 당차고 차분하면서, 때로는 어려움을 꾹 참으며 견뎌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놀라운 건 '블랙독'의 서현진이 불과 얼마 전에는 JTBC '뷰티 인사이드'의 반전 매력덩어리 한세계였으며, SBS '사랑의 온도'에서는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을 겸비한 이현수였고, tvN '또 오해영'에서는 밝고 명랑하면서도 살짝 푼수끼도 있는 오해영이었으며,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에선 먹방이 뭔지 그 진수를 보여준 여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차분한 이미지는 차분한 배역으로 계속 이어지고, 활발한 이미지는 활발한 배역으로 계속 이어지듯 늘 비슷한 역할, 이미지를 이어가지만, 서현진은 매번 분위기를 180도 바꾼다.

때문에 서현진이 출연할 때마다 '이번엔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까?' 기대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역시 서현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캐릭터와 서현진의 연기력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천의 얼굴'이란 평가가 절로 나올 수 밖에.

그녀가 이렇게 되기까지 십 여 년이라는 세월이 있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단순히 기억에도 잘 남지 않는 크고 작은 역할을 한 것은 기본이요,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색깔의 배역을 맡으며 끊임없이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연기 내공 덕분에 지금 '천의 얼굴' 서현진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 '블랙독', 서현진 때문에 본다, 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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