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우세했던 키움, 아쉬운 투수 교체... KS 진출 저력에는 박수를 [김인식 KS 관전평]

신화섭 기자  |  2019.10.27 10:48
키움 선수들이 4차전 후 두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키움 선수들이 4차전 후 두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두산-키움 한국시리즈 총평


키움으로선 아쉬운 시리즈였다. 두산 선발 후랭코프에게 눌린 3차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1, 2, 4차전은 키움이 사실상 우세한 경기였다.

무엇보다 키움 벤치의 투수 운용에 의문을 지울 수 없다. 26일 4차전에서도 그랬다. 8-3으로 앞선 3회초부터 나온 두 번째 투수 이승호는 5명의 타자를 연달아 잡아내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4회초 2사 후 박세혁에게 안타를 맞자 곧바로 양현과 교체됐다. 양현은 첫 타자 허경민에게 적시 2루타를 내줘 8-4로 두산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이다. 이승호(투구수 19개)를 더 던지게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불펜의 최강 요원 조상우(투구수 19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회 무사 1, 2루에서 등판해 볼넷 뒤 3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을 보여줬으나 역시 7회부터는 윤영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만약 투수 보호 차원이나 다음 경기를 생각했다면, 전날 선발투수로 3이닝을 소화한 브리검을 9회에 내보내 10회 2사까지 23개의 공을 던지게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물론 벤치의 권한이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짧게 끊어 던지기'를 택한 키움의 투수 교체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두산은 대조적이었다. 전날 마무리 이용찬을 7회에 조기 투입해 3이닝을 던지게 한 데 이어 이날 4차전에서도 5회 나온 이형범(투구수 32개)이 잘 막아내자 2이닝을 맡겼다. 일단 투입한 뒤 괜찮다 싶으면 더 오래 던지게 했다.

이렇듯 양팀 벤치의 스타일이 달랐고, 결과는 두산의 4연승이었다. 승부에서는 결국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키움이 이번 시리즈 중 3경기에서 선전을 펼쳤기에 더욱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두산 2루수 오재원(오른쪽)이 4차전 8회 김하성의 뜬공을 잡아내고 있다. /사진=뉴스1 두산 2루수 오재원(오른쪽)이 4차전 8회 김하성의 뜬공을 잡아내고 있다. /사진=뉴스1
아울러 두 팀의 명암을 가른 것은 '잔플레이'였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두산은 수비와 주루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 반면, 키움은 아직 부족한 면을 노출했다. 4차전 8회 키움 김하성의 애매한 뜬공을 두산 2루수 오재원이 달려가 잡아낸 것도 풍부한 경험을 통해 낙구 지점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날 4회초 막 등판한 양현이 1루주자 박세혁을 견제한 것도 적절치 못했다. 물론 박세혁(올 시즌 도루 8개)이 포수 치고는 발이 빠른 편이지만, 스코어가 8-3으로 5점 차였고 투 아웃이었다. 그냥 뛰게 놔둬도 괜찮았다.

그러나 주자에 신경 쓰다가 볼카운트가 3-2로 몰리고 결국 허경민에게 1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벤치에서 견제 사인이 난 것으로 보이는데,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하도록 투수 코치가 강력하게 얘기를 해줬어야 한다.

아무래도 키움은 준플레이오프부터 11경기나 치르다 보니 체력이 소진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올 정규시즌에서 당당히 우승 경쟁을 펼치며 붐을 일으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LG와 SK를 연파하는 저력을 보여준 데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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