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간이식 환자 기적의 출산’

채준 기자  |  2018.11.15 11:36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이대목동병원에서 간이식 환자가 기적적으로 출산에 성공했다.

이대목동병원은 5년전 간이식을 받은 박혜령(35)씨 소아외과, 이식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소화기내과 등 의료진의 다학제적 협진과 헌신으로 건강을 되찾고 계획적으로 임신을 준비해 결국 ‘엄마가 되는 꿈’을 이뤘다고 전했다.

박혜령씨는 출생 후 얼마 되지 않아 황달 증상을 보였고 이대목동병원과 통합된 이대동대문병원에서 신생아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신생아 담도폐쇄증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이 배출될 통로 즉 담관이 폐쇄되어 황달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즉각 수술하지 않으면 간 기능 저하로 간이 손상되고 이는 간경화와 간부전으로 이어져 생후 2세 이전에 사망하게 된다. 수술이 잘 된다고 해도 상당수의 환아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해서 간이식을 받게 된다.

박 씨는 태어난 지 100일도 지나지 않아 소아외과 최금자 교수로부터 간문부와 소장을 직접 연결해 담도를 만들어 주는 카사이(Kasai)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박 씨는 잘 회복되어 비교적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었다. 대학에 진학하고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박 씨는 급작스럽게 간 기능이 저하되어 다시 이대목동병원을 찾았다. 2013년 간 이식을 받았다. 기증자는 갓 군대를 제대한 동생이었다. 오누이가 나란히 누워 진행된 수술은 10시간에 걸친 대수술로 다행히도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큰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후 합병증으로 수차례 재수술이 이어졌으나 환자와 의료진은 잘 견뎌냈고 8월 3일 출산까지 성공했다.

주치의인 홍근 교수는 “결혼 전에 간이식을 받은 환자가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결혼해서 출산까지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임신 중에 간이식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각종 검사와 약물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임신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임기 이식환자가 대부분이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가임기 이식 환자들에게 계획적으로 준비하여 임신과 출산을 한 경우는 매우 드문 일로서 이번 출산의 경험은 이식을 앞두고 있는 여아와 가임기 여성 환자들에게 ‘정상적인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큰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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