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나, 속삭이는 무용] 뮤즈... 그대이름은 발레리나!

채준 기자  |  2019.10.15 13:07


“오, 당신은 나의 뮤즈요........!”

연극이나 영화 속에서 나올 것 같은 약간은 낯간지러운 대사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쓰여 지기도 하는데 어느 톱 배우가 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저는 감독님의 뮤즈가 되고 싶었어요!”라고 실제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신화 속 뮤즈(Muse)는 제우스(Zeus)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Mnemosyne) 사이에서 태어난 9명의 딸로 문학과 예술을 관장하는 여신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보통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이에게 뮤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더 넓게 영화 속 여주인공이나 무대 위에서 공연을 행하는 여주인공에게 사용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무용에 속한 발레에서도 뮤즈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장르가 있는데, 여성 무용수 발레리나에게 칭송의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진제공=pixabaay /사진제공=pixabaay


우리나라에서 발레리나는 보통 발레를 하는 여성 무용수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뛰어난 실력을 갖춰 솔로를 출 수 있는 주역을 맡은 여자 무용수에게 주어진 영광스러운 호칭으로 프리마 발레리나(Prima Ballerina)라 부른다.

발레는 본인이 맡은 역할에 따라 명칭을 달리 부른다. 최고 수석 여자 무용수를 프리마 발레리나(Prima Ballerina)라 하고 독무를 출수 있는 자격을 갖춘 무용수를 솔리스트(Soliste) 그리고 '작다'라는 뜻의 드미(demi)가 붙여진 드미 솔리스트(Demi Soliste)는 솔리스트보다 낮은 위치인 듀엣에서 3인무 정도를 하는 무용수를 뜻한다. 또 코르 드 발레(Corps De Ballet)는 무리를 뜻하는 군무를 추는 무용수가 있으며, 코리 페(Coryphee)는 군무 진들의 중심이 되는 무용수다.

역할에 따라 무용수의 용어가 다르지만 순백 의상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처럼 사뿐사뿐 발 디딤과 날갯짓을 하는듯한 우아한 어깨선 움직임의 그녀는 화려한 조명 속의 신비스러운 존재이며 뮤즈라는 찬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무대 위의 아름답고 가녀린 발레리나의 신비한 모습 때문인지 그녀를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도 크기 마련이다. 언제 어디서나 우아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란 편견, 1년 365일 다이어트를 할 거란 편견, 발레리나는 타고나야 한다는 등 생활 자체도 일반적이지 않을 거란 생각들이 있다. 하지만 그녀들과 지내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들의 음식 섭취만 봐도 그렇다. 무대 위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 무용수들은 절대 먹지 않고서는 연습량을 이겨내지 못한다. 또 근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필자가 아는 발레리나 또한 야채는 물론이고 고기와 탄수화물을 꾸준히 섭취하며 근력과 에너지 유지에 힘을 쓴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무대에 서는 날이 가까워질 수록 먹는 양 조절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인 발레리나는 타고나야 한다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물론 훌륭한 신체 조건과 유연성 그리고 끼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축복받은 일이지만 좋은 조건을 믿고 오히려 테크닉 훈련을 게을리 한다면 재능이 없는 것 만 못하다.

발레는 발끝으로 서서 추는 춤이다. 하늘을 지향하고 지면으로 떨어지려는 속성의 중력을 부정하는 발끝으로 서는 것이 발레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때문에 수년간의 고된 훈련과 고통의 노력 없이는 절대로 완성될 수 없는 무용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큰 비율을 차지할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본인의 타고남을 믿고 연습을 게을리 한다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고통이 따르는 연습과 훈련만이 훌륭한 무대 위의 발레리나 모습을 만들 수 있다는 진실 속의 관객들은 신비하고 우아한 모습만을 흡수하고 인지한다. 그래서 몇 년 전 유명 발레리나인 강수진이 SNS에 올렸던 그녀의 변형된 발 사진이 더욱더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토슈즈 안에 숨겨진 상처투성이 발, 발레리나들은 고통을 인내하며 가장 아름다운 몸짓으로 표현하는 무대 위의 여신이며 만인의 뮤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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