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발리우드’로 불리는 인도식 영화는 뇌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B급 감성을 폭발시켰다. ‘맛살라’로 불리는 뮤지컬 영화부터 각종 액션이 난무하는 엄청난 스케일의 작품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액션 영화의 기괴함은 B급 감성에 불을 지폈고 이런 영화들만 찾아보는 게 하나의 유희가 돼 버렸다. 최근에는 정말 수준이 높아져서 할리우드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모범경찰 싱감’이 있다. 이거 정말 최고다. <사진출처: 다음영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B급 감성 넘치는 게임이 아닐까. 대표적인 B급 감성 게임으로는 스다 고이치 감독의 게임들이 있다. 노 모어 히어로즈(NO MORE HEROES)나 롤리팝 체인쏘(Lollipop Chainsaw) 등은 아주 독특한 B급 요소로 주목받았다.
자친구 머리를 악세서리로 한다는 상상은 스다 고이치니 가능한 것 아닐까?
사실 저스트 코즈 시리즈가 처음부터 약을 거하게 먹은 건 아니었다. 1편의 경우는 나름 진중한 분위기에 높은 자유도, 그리고 블랙 옵스 요원 리코 로드리게스가 가상의 남아메리카 섬의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한 분투를 뛰어난 그래픽으로 묘사했다. 당시 아발란체 스튜디오는 에이도스를 통해 이 게임을 선보였지만 흥행면에선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한다.
저스트 코즈1은 그나마 정상적인 게임이었다.
2편 제작에 들어갈 당시 이런 부분을 극대화시켜 게임의 특색으로 키우면 어떻겠냐는 내부 의견이 나왔고 이로 인해 본격적인 B급 감성이 추가되기 시작한다. 2편에 추가된 특급 액션이 바로 와이어 액션. 이 요소 덕분에 이 게임은 막장에 가까운 B급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와이어는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사물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갑자기 2편부터 약을 빨기 시작하더니..
3편부턴 완전 발리우드 스타일의 게임이 돼 버렸다.
이런 짓도 가능해졌다. 이것이 진짜 B급 감성의 최고봉 아닐까.
그 대신 화려한 발리우드 식 액션, 특히 ‘병 X 같지만 멋진’ 요소들을 잔뜩 넣어 남자들의 로망을 한껏 실현해준다. 어떻게 보면 정말 순수한 B급 감성을 경험하고 싶으면 저스트 코즈만 한 시리즈가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특히 대형 항공기가 폭발하고, 공장이 터져나가는 상황에서 여유만만 총을 갈겨 되는 주인공의 간지는.. 최고다.
폭발하고 또 폭발한다! 계속 폭발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토네이도다. 기상 현상을 일으키는 아이템을 활용하면 발생하는 토네이도는 유저가 직접 그곳에 들어가 추진력을 얻어 매우 높은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고 차량이나 무거운 장비를 날린 후 그것에 풍선을 붙여 여유 있게 이동시킬 수도 있다. 심지어 토네이도 안에서 비행기를 잡아끌거나 일반 적들을 토네이도로 날려서 승천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젠 기상 현상으로 승부! 이보다 더할 수 없다!
그럼 우린 왜 이렇게 B급 감성을 선호하고 즐길까.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별생각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B급 감성 게임들은 대부분 유치하고 조약 하고 뭔가 앞 뒤가 잘 맞지 않는다. 근데 어쨌든 정의의 사자가 승리하고 유쾌한 마무리로 끝난다. 발리우드 같은 경우는 여기에 춤과 노래가 더해진다.
그냥 전부 파괴다! 정말 그냥 다 부셔버린다!
다른 이유는 상상하는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저스트 코즈 시리즈는 오픈 월드 게임이지만 샌드 박스 수준의 자유도를 제공한다. 마음껏 시민을 공격해도 되고 화면 내 모든 사물들을 파괴하고 날려도 된다. 날아가는 미사일에 적을 묶어 저 하늘의 별이 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상상력이 자극이 되고 다른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경험하게 된다.
주인공의 승리를 위해선 여객기 참사 정도는 그냥 나온다!
마지막으로 B급 감성 게임들이 주는 재미가 평범하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다. 체계화되고 잘 짜인 게임도 물론 매력적이고 즐겁다. 하지만 우스꽝스럽고 뭔가 체계 없는 이상한 구성의 게임은 완성형으로 가는 게임 산업 내에서 피식 웃게 만드는 그런 여유를 갖게 만들어준다. 이런 독특한 B급 감성 게임들도 있어야 다른 게임들이 더 빛나지 않을까?
짜증나는 스트레스 발리우드 액션으로 날려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