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 서부 라이프! ‘레데리2’ 온라인 뜯어보기

이덕규 객원기자  |  2018.12.11 08:29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 베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본편 싱글모드에서 제공된 드넓고 황량한 서부 평야의 매력을 온라인에서도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사실 근래 출시된 AAA급 타이틀 중 캐릭터와 스토리에 중점을 둔 작품들은 멀티플레이 모드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편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죠. 오히려 매력적인 세계관과 스토리에 기반해 서바이벌 요소를 강조한 프리퀄 타이틀을 내는 추세입니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4’와 ‘폴아웃 76’ 사례가 대표적이죠. 대체로 평가는 썩 좋지 않은 편이지만요.

그런 면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은 꽤 독특한 정책을 채택한 셈입니다. 본편이 상당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도 타이틀을 개발하지 않고 본편을 즐긴 유저들에게 진정한 ‘서부 개척시대의 삶’을 경험하게 하니까요. 실제로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구매한 유저는 별도 결제 없이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 맛보기

온라인 모드만의 독자적 스토리와 시스템


게임 자체는 싱글모드, 그러니까 본편과는 감성이 다소 다릅니다. 본편은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강렬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앞세워 락스타게임즈가 말하고자 하는 테마를 전달했다면, 온라인 모드는 그야말로 필드에 유저를 던져놓고 각자의 선택에 모든 것을 맡기기 때문이죠. 하지만 온라인 모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몇 가지 심어 두어서 진정한 서부 개척 시대 일반인의 삶에 흠뻑 빠질 수 있습니다.

보급품은 오픈월드 어디에서나 주문하고, 우체국에서 수령! 보급품은 오픈월드 어디에서나 주문하고, 우체국에서 수령!
먼저 게임 내에서 ‘유랑모드’라 불리는 오픈 월드 세션 미션이 대표적입니다. 미니맵과 지도에 표시된 낯선 사람을 찾아가면 오픈 월드 내에서 진행 할 수 있는 간단한 미션을 줍니다. 보상으로는 상당한 경험치와 일정 수준의 달러, 금이 제공되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미션을 진행하는 도중 다른 플레이어들이 난입해 방해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주님, 오늘은 부디 평화로운 행렬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주님, 오늘은 부디 평화로운 행렬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캐러밴을 힘들게 호송하고 있으면 NPC와 플레이어들이 달려들어 길을 막곤 합니다. 길만 막으면 다행이고 사망하는 경우도 빈번한데요.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미션을 방해하는 상대의 머리에 복수의 45구경을 친절히 수놓아주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누구도 통제하지 않는 서부의 삶인 것이죠.

‘데드아이 시스템’도 온라인 모드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구현됐습니다. 싱글 모드에서 데드아이를 사용하면 시간이 느리게 훌러서 조준과 발사가 용이한데요, 온라인 모드에서는 스킬 시스템으로 변경됐습니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특정 능력을 잠금해제 할 수 있는데요. 스킬 중 데드아이가 존재합니다.

무기 선택창을 열면 우측 상단에 적용중인 스킬이 보입니다. 여러가지 매력적인 스킬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데드아이의 변화가 인상적입니다. 사용시 총기반동이 거의 없고, 조준 속도가 빨라져서 전투의 짜릿함이 더욱 배가된 느낌이 듭니다.

개별 스토리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 모드는 ‘GTA 5’ 온라인과는 달리 명확한 스토리라인이 존재하는데요. 내가 만든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서부 개척 시대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미션 내용이 탄탄하고 컷신 완성도도 훌륭합니다. 적을 납치한 후 협박해야 하는 미션의 마지막 순간에는 그들을 살릴지 죽일지 선택할 수 있죠. 피도 눈물도 없는 시대라 다들 무자비할거라 기대하게 되는데, 의외로 정의로운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방심하면 끝, 무작위 세션의 스릴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에서는 세션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에서 기대되는 ‘선택적 플레이’를 할 수 없죠. 그러니까, 친구들과 파티를 맺고 던전을 공략하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필드에서 결투 매칭을 누르면 랜덤하게 상대를 만나게 되는데, 리스폰 위치가 매번 바뀌어서 스쿼드를 꾸려 플레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처럼 캐릭터 부활은 가능하지만 무적 타임은 없습니다. 그야말로 자신의 총과 두 다리만 믿을 수 있는 상태인 거죠. 로딩을 하자마자 죽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템을 습득하고 판매하러 가는 과정에서도 수없이 습격당합니다.

제 캐릭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를 죽였던 유저가 있는 방향을 보는겁니다…. 제 캐릭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를 죽였던 유저가 있는 방향을 보는겁니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플레이를 이어가다 보면 본편 NPC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 중 아서가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총을 꺼내드는 NPC의 마음을 말이죠. 유저가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매칭 세션을 잡다 보니 이런 현상이 심화된 걸로 보이는데요. 처음부터 유저가 세션과 리스폰 위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더라면 갱단 놀이도 가능했을 듯한데… 진정한 서부의 삶을 체험하라는 의도였을까요?

지극히 현실적인커스터마이징


그 다음은 바로 ‘커스터마이징’ 입니다. 이 시스템에도 현실이 과하게 반영된 듯싶습니다. 보통 대부분 유저들이 예쁘고 멋있는 캐릭터로 황량한 서부 평원을 누비기를 기대했을텐데요, 락스타게임즈는 아주 현실적인 개발사입니다. 우리가 플레이하고 만들 수 있는 캐릭터들은 싱글모드 NPC 수준에 불과합니다.

세부커스텀이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세부커스텀이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소수의 취향은 존중합니다만, 적어도 저는.. 머리 한가운데가 벗겨진 캐릭터를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GTA 5’ 온라인이 그랬듯 추후에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거나 외모를 바꿀 수 있게 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 앞으로도 할 만할까?

락스타게임즈는 2010년을 기점으로 주요 타이틀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데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실제로 전작인 ‘레드 데드 리뎀션 1’을 비롯해 ‘GTA 4’, ‘GTA 5’ 등의 온라인 플레이를 선보였죠.

이런 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생긴 것인지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은 단순히 멀티플레이 모드가 아닌, 단독 온라인게임으로서 잠재력을 품고 있는 모습입니다. ‘GTA 5’ 온라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스토리라인도 엄연히 존재하고, 본편 싱글모드에서 즐길 수 있었던 시스템 대부분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락스타게임즈가 이렇게 꾸준히 온라인 모드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차기작을 만드는 기간 중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고, 나아가 IP의 생명력을 강화해주기 때문이죠.

\'GTA 5\' 온라인은 2017년 기준으로 10억 9200만 달러(한화 약 1조 2175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GTA 5' 온라인은 2017년 기준으로 10억 9200만 달러(한화 약 1조 2175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GTA 5’ 온라인에서는 기본적인 미션으로 게임 내 재화를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급 탈것인 크루즈나 페리는 미션을 2,000회 정도는 수행해야 기본형을 살 수 있을까 말까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현금카드를 구매한 경험이 다들 있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닐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애초에 게임 내 아이템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된 편이긴 합니다만, 본편을 즐기고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콘텐츠이다 보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죠.

그리고 아무리 AAA급 타이틀이라 한들 패키지게임 하나의 수명은 의외로 짧습니다. 출시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타이틀 판매량이 눈에 띄게 떨어지곤 하니까요. 락스타게임즈는 이 타이틀의 수명을 온라인서비스의 꾸준한 관리와 업데이트로 타이틀의 수명을 연장시켰습니다. 실제로 ‘GTA 5’는 출시 3년이 지난 지금도 스팀 인기품목 순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죠.

그래서 ‘레드 데드 리뎀션 2’ 온라인은 앞으로가 확실히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락스타게임즈의 온라인 운영 노하우도 어느 정도 쌓인 상태라, 적어도 차기작이 나오기 전까지는 운영에 힘을 쏟을 듯합니다. 추후 업데이트 및 운영방침에 따라 게임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달라지겠지만, 싱글모드의 매력을 잘 계승한 만큼 독자적인 매력을 조금 더 강화한다면 서부 개척 시대의 묘미를 가득 품은 온라인게임으로 자리잡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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