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콤에서 갓콤으로!.. 캡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타이틀은?

이덕규 객원기자  |  2018.10.16 11:44
캡콤은 지난 12일, 주주를 대상으로 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이 2022년까지 45%, 366억 달러 규모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하며 디지털 판매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시장 변화에 따른 캡콤의 새로운 전략들이었습니다. 캡콤은 디지털 판매 시장이 급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시장에서 디지털 콘텐츠 제공자 1위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시리즈 최초는 물론, 역대 캡콤 게임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몬스터 헌터: 월드> 시리즈 최초는 물론, 역대 캡콤 게임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몬스터 헌터: 월드>


캡콤의 새 전략이라 함은 다음의 것들입니다.

첫 번째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바이오하자드>, <스트리트 파이터>, <몬스터 헌터> 등 핵심 IP의 안정적인 연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개발자 인력을 2,500명 충원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두 번째로, 현재 IP는 물론 휴면 IP, 즉 과거에 인기 있었던 게임들을 발굴해서 새로운 IP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디지털 다운로드를 통해 무료 추가 콘텐츠를 제공해서 고객의 만족도를 올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유료 판매 콘텐츠도 있겠지만,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때 전 세계 게임계를 정복했던 일본의 게임사들, 하지만 내수 시장에 발 묶여있다가 세계적인 게임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게임사들이 많아지며 올드 게이머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준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몬스터 헌터: 월드>의 성공은 물론, 과거 인기 작품들을 부활시키며 ‘갓콤’의 별칭을 얻은 캡콤의 이번 보고서는 긍정적으로 볼 만합니다. 특히 게이머들이 사랑했던 휴면 IP들의 발굴에 있어서는 말이죠.

물론 이를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빠른 개발기간은 졸속 개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휴면 IP의 발굴은 그냥 예전 작품을 적당히 현재의 플랫폼으로 이식해서 팔아버리겠다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또 DLC는 미완성 작품을 내놓은 후 보완하겠다는 삐딱한 시선으로 볼 수도 있겠죠.

스토리를 DLC로 팔아먹는, QTE로 점철된 게임으로 비판을 받았던 <아수라의 분노> 스토리를 DLC로 팔아먹는, QTE로 점철된 게임으로 비판을 받았던 <아수라의 분노>


80년대 말에서 90년대까지 아케이드, 일명 오락실을 다녔던 게이머들에게 캡콤의 존재는 대단했습니다. <건스모크>, <사이드암즈>, <로스트 월드> 같은 독창적인 슈팅 게임부터 시작해서, <파이널 파이트>부터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바람의 선구자,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대히트로 대전격투 게임 장르를 정립하기도 했죠.

9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3차원 공간에서의 액션 어드벤처인 <바이오하자드>, <귀무자> 시리즈는 물론, 스타일리시 액션의 창시자 격인 <데빌 메이 크라이>, 헌팅 액션이란 유일무이한 장르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몬스터 헌터> 등, 독창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수많은 게임 ‘장르’들을 만들어낸 개발사이기도 합니다.

다른 어떤 게임사보다 액션을 잘 만드는 캡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그들의 노하우가 어떤 것인지 잘 볼 수 있는 게임 시리즈입니다.  다른 어떤 게임사보다 액션을 잘 만드는 캡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그들의 노하우가 어떤 것인지 잘 볼 수 있는 게임 시리즈입니다.


이런 훌륭한 업적을 지닌 게임사지만 캡콤이 찬사만을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주 조금씩 버전업을 하면서 게임에 새로운 타이틀을 붙이는 것은 캡콤이 전문적으로 했던 일이죠.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터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스트리트 파이터 2X>, <하이퍼 스트리트 파이터 2>,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 2>… 그다지 큰 변화도 없으면서 타이틀에 점만 찍어 새로운 타이틀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게이머들의 돈을 뜯는 전문 게임사였습니다.

많은 개선을 기대했지만 오랫동안 자잘한 요소들만 계속 추가되어 업데이트된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터보, 울트라, 슈퍼, 하이퍼, 메가 등등…(메가는 사실 없음) 많은 개선을 기대했지만 오랫동안 자잘한 요소들만 계속 추가되어 업데이트된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터보, 울트라, 슈퍼, 하이퍼, 메가 등등…(메가는 사실 없음)


<몬스터 헌터>의 경우에는 큰 전환점이 된 <몬스터 헌터 월드> 이전에는 거의 15년 넘게 1편의 그래픽 데이터를 조금씩만 손봐서 쭉 써먹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완전한 신작인 4편을 3DS로 발매하면서 그래픽을 손볼 필요가 더욱 없어지기도 했었죠. 그나마 Wii로 발매된 <몬스터 헌터 Tri>에서 약간 개선된 것을 제외하면 완전히 새롭게 갈아엎어버리는 것은 <몬스터 헌터 월드>가 처음이라고나 할까요?

또한 프랜차이즈의 무리한 리부트(데빌 메이 크라이 등), 돈 욕심이 보이는 DLC 판매 정책이나, 록맨 신작이랍시고 내놓은 록맨 9, 10이 패미컴 수준의 그래픽이었다거나, 과거 개발자들이 독립한 후 내놓는 작품에 물타기를 하는 행보 등, 비판할 점이 많은 회사였습니다. 캡콤은 최근의 칭찬받을 만한 행보 몇 가지 때문에 그간의 잘못된 행동이 모두 희석될 수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드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는 애증의 게임사임은 분명합니다.

인기 캐릭터를 놔두고 굳이 갈아엎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데메크의 리부트 작 <DmC: 데빌 메이크라이> 인기 캐릭터를 놔두고 굳이 갈아엎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데메크의 리부트 작 <DmC: 데빌 메이크라이>


딱딱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부터는 망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망상의 시간이란, 이번 보고서의 ‘휴면 IP 발굴’에 주목한 망상입니다. 앞서 말했듯, 캡콤은 과거 수많은 IP의 성공으로 힘입어 어느 누구보다도 다양한 IP를 갖고 있던 게임사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실적이 저조한 타이틀들을 정리하면서 숨겨진 명작들도 서서히 잊혀갔지만, 그 게임을 사랑했던 게이머들의 가슴속엔 영원히 남아있기도 합니다.

벨트 액션 게임들도 부활할까?



캡콤은 과거 대전 격투 게임뿐만 아니라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장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이전에도 <더블 드래곤> 등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오락실의 주요 게임 장르로 자리 잡고 있었으나 캡콤의 <파이널 파이트>는 보다 간단한 조작으로 멋진 기술을 낼 수 있도록(공격 버튼만 연사해도 콤보가 되도록) 만든 것과, 사용 캐릭터가 개성이 각각 다른 것 등이 먹혀서 큰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벨트 액션/ 벨트 스크롤 액션은 일본에서 지칭하는 장르 명으로 해외에서는 ‘빗뎀업(Beat’em up) 장르라고 합니다.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적을 때려눕힐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인 <파이널 파이트>.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적을 때려눕힐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인 <파이널 파이트>.


이후 RPG 세계관의 <킹 오브 드래곤즈>, 4인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캡틴 코만도>, 아서왕 전설을 모티브로 만든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 일명 삼국지 2라고 불렸던 <천지를 먹다 II>, <파워드 기어>,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배틀 서킷> 등의 많은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을 만듭니다.

이 게임들 중에서 국내 게이머들에게 가장 인기 많았던 게임은 역시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겠죠. 테이블 토크 RPG 시스템인 <던전 앤 드래곤>은 전 세계 RPG의 아버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게임입니다. 이를 활용한 게임들은 여러 게임사들이 내놓았지만, 모두 컴퓨터 RPG였을 뿐 ‘액션’으로 만들 생각을 한 게임사는 아마 캡콤이 최초 아닐까 싶습니다.

테이블 토크 RPG를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규칙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직업은 레벨 몇에 턴 당 몇 회 공격을 하고 THACo이 몇이며 힘이 몇일 땐 대미지가 어떻고 등등. 이런 걸 고려하지 않고 세계 설정에 주목해서 액션 게임화를 해낸 게임이 바로 캡콤의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입니다.

원조 D&D를 몰라도 즐기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었던 <던전 앤 드래곤: 타워 오브 둠> 원조 D&D를 몰라도 즐기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었던 <던전 앤 드래곤: 타워 오브 둠>


1편인 <던전 앤 드래곤: 타워 오브 둠>은 그럭저럭 주목을 받긴 했지만, 진짜 성공은 일명 D&D2인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입니다. <디앤디2>라는 이름으로 오락실 키드들에 큰 인기를 모았던 비결은 장풍이나 대공기 등의 커맨드 조작을 넣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플레이할 때마다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게임을 하고 자란 게이머들이 있기에 국내에서도 <던전 앤 파이터> 같은 게임이 큰 인기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판권이 <던전 앤 드래곤>의 판권사인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당시에는 TSR)에 있는 만큼, 이후 후속작이 나오지 않아서 게이머들의 애간장을 타게 했습니다. 2013년, 오랜만에 멀티 플랫폼으로 <던전 앤 드래곤: 미스타라 영웅전기>라는 이름으로 리마스터판이 나오긴 했지만, 새로운 작품이 나오길 바라는 게이머들도 많지 않을까요?

이외에도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 게임들이라면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영화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보다 더 먼저 발매된 게임으로, 이후 나온 여러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관련 게임과 영화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프레데터 워리어와 프레데터 헌터, 기계 팔을 장비한 인간인 더치 쉐퍼, 일본도와 권총을 쓰는 린 쿠로사와 등 4명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각각 개성 넘치는 전략으로 에일리언과 싸울 수 있었던 게임이었죠. 그렇지만 그 인기에 비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콘솔 이식작이나 후속작이 거론되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프랜차이즈보다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캡콤제 <AvP>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프랜차이즈보다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캡콤제 <AvP>


최근 발매된 <캡콤 벨트 액션 콜렉션>에 들어가지 않은 게임들은 모두 판권 문제가 있었습니다.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캐딜락 & 다이노소어>, <퍼니셔> 등과 더불어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도 포함되지 않은 것을 보면, 판권 관련으로 복잡한 게임들은 모두 잘린 것으로 보입니다.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앞으로도 관련 게임들의 후속작이나 이식작이 쉽게 등장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왕 갓콤이라고 찬양받는 김에 이런 게임들의 화려한 부활도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 망상해봅니다.

최근 발매된 캡콤 벨트 액션 콜렉션에는 아쉽게 빠진 게임들이 많습니다. 최근 발매된 캡콤 벨트 액션 콜렉션에는 아쉽게 빠진 게임들이 많습니다.


캡콤에 스트리트 파이터만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대전 격투 게임의 원조 명가, 캡콤에게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이외에도 여러 대전 격투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벨 대 캡콤> 시리즈는 계속되고 있지만 대가 끊긴 격투 게임도 있죠.

우선 마이너 한 게임부터 이야기해볼까요? 70~80년대 일본의 학원물 만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사립 저스티스 학원(1997)> 시리즈는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대전격투 게임으로의 성공을 했다고는 하기 힘들지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인해 나름 인지도를 쌓은 게임이었습니다. 이후 콘솔 게임으로 이식되며 ‘열혈청춘일기’라는 대전 격투 + 육성 시뮬레이션의 싱글 플레이 모드는 꽤 흥미 있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는지, 지금은 대가 끊긴 게임 시리즈긴 하지만요. 이런 휴면 IP도 부활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것보다 다음에 말할 게임이 부활하는 것을 대전 격투 게임 팬들은 더 기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시 ‘학생이 교사를 패는 게임이 있어서 문제입니다’라는 타이틀로 뉴스가 나온 적 있던 <사립 저스티스 학원>. 선생님도 학생 패는 게임인데요? 당시 ‘학생이 교사를 패는 게임이 있어서 문제입니다’라는 타이틀로 뉴스가 나온 적 있던 <사립 저스티스 학원>. 선생님도 학생 패는 게임인데요?


바로 <뱀파이어> 시리즈를 빼놓고 부활을 논할 수 없죠. 국내에는 <다크 스토커즈>라는 이름으로 들어왔던 뱀파이어 시리즈는 <뱀파이어 헌터>, <뱀파이어 세이비어> 등의 후속작을 낸 게임 시리즈입니다.

이 게임은 전설이나 호러 영화 등에 등장하는 신비한 마족과 마물들이 대전을 벌인다는 설정으로, 주인공인 드리트리는 뱀파이어, 모리건은 서큐버스, 늑대인간, 강시, 예티, 미이라, 좀비, 고양이 인간, 어인,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 등이 등장했으며, 캐릭터들마다 개성 넘치는 외모는 물론 기존 격투 게임의 상식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동작 등이 눈여겨볼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1997년 이후 후속작이 나오지 않고 명맥이 끊겼었는데, 2013년, 신작 출시를 예고하는 듯한 티저 영상 이후 발표한 것이 HD 이식 버전인 <뱀파이어 리저렉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식작은 낮은 품질의 이식으로 인해 많은 실망감만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뱀파이어>의 신작은 계속 고려 중이긴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아 반려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가 4편에서 3D로 화려한 부활을 했던 것처럼, 뱀파이어 시리즈도 다시 한번 빛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모리건만 남아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뱀파이어> 악마, 귀신, 괴물 등이 주역이라 개성적인 기술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모리건만 남아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뱀파이어> 악마, 귀신, 괴물 등이 주역이라 개성적인 기술들이 많았습니다.


액션 어드벤처의 명가, 캡콤의 묻힌 게임들



플레이스테이션 시절, 캡콤은 <바이오하자드>를 시작으로 3D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선두 주자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성공적으로 후속작을 내고 있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지만, 그 뒤안길에는 사라져간 IP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약간 마이너하지만 1999년 첫 작품이 발매된 <디노 크라이시스> 시리즈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공룡 버전 바이오하자드란 별명이 있었던 디노 크라이시스는 당시 영화 <쥬라기 공원>의 성공과 <바이오하자드>의 만남으로 제작되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바이오하자드 같은 공포물보다는 액션물의 성격이 더 강했던 이 게임은 2003년, Xbox로 3편까지 개발되었지만,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이후 소식이 끊긴 시리즈입니다.

(위) 공룡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에 당시 최고 인기의 <바이오하자드>를 섞었으니 갓겜 아닙니까(아님) (아래) 그런데 3편에서는 갑자기 우주로 날아가고 이후 시리즈도 우주로 날아갔습니다 (위) 공룡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에 당시 최고 인기의 <바이오하자드>를 섞었으니 갓겜 아닙니까(아님) (아래) 그런데 3편에서는 갑자기 우주로 날아가고 이후 시리즈도 우주로 날아갔습니다


2001년 첫 시작을 끊은<귀무자> 시리즈는 ‘전국시대 버전 바이오하자드’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작된 게임이었지만, <바이오하자드>와는 또 다른 방향성으로 이후 <닌자 가이덴> 등의 검술 위주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에 영향을 미친 게임이었습니다.

귀무자는 실제 배우인 가네시로 다케시(국내에는 홍콩배우처럼 ‘금성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죠)의 얼굴을 따서 만든 사마노스케라는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으며, 그가 귀무자가 되어 제육천마왕이 돼버린 ‘오다 노부나가’를 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편에서는 주인공 야규 쥬베이 역을 마츠다 유사쿠라는 이미 고인이 된 배우 얼굴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3편에서는 금성무가 되돌아오고, 레옹의 장 르노도 주인공을 맡아 일본과 프랑스를 오가는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편 이후 <신 귀무자>를 마지막으로 귀무자 프랜차이즈는 명맥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신 귀무자>가 완성도가 낮은 게임인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실제 배우를 쓰는 것보다는 관심을 덜 모으기도 했고, 새 플랫폼인 PS3이 등장하며 PS2 시장이 축소되던 때에 발매되어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PS2의 시작에 귀무자가 함께 했던 것처럼, PS2가 저물면서 귀무자 시리즈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PS2 최초의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귀무자> 정신 나간 개그에 한글화까지!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PS2 최초의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귀무자> 정신 나간 개그에 한글화까지!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귀무자는 2019년 초에 HD 리마스터 버전이 발매될 예정인데요, 과거 캡콤이 <록맨 레거시 콜렉션>을 내놓았다가 대히트를 치자 <록맨 11>을 만든 것처럼, 귀무자도 이렇게 떠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캡콤에게 액션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캡콤이 액션 명가라지만, 그들에게도 번듯한 RPG 시리즈가 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더 알려진 <천지를 먹다> 시리즈도 사실 캡콤이 패미컴으로 발매했던 <천지를 먹다> RPG 시리즈가 인기를 얻었던 덕에 있을 수 있던 게임이기도 하죠. 하지만 원작 만화가 따로 있는 게임인지라 패미컴 이후로 시리즈가 더 나오진 않았죠.

패미컴용 RPG <천지를 먹다 2>. 캡콤제 RPG의 시작이었습니다. 패미컴용 RPG <천지를 먹다 2>. 캡콤제 RPG의 시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캡콤을 대표하는 RPG 시리즈인 <브레스 오브 파이어>는 1993년 슈퍼 패미컴으로 처음 발매되어, 2002년 <브레스 오브 파이어 5: 드래곤 쿼터>까지 명맥을 유지했던 게임이었습니다. 용족의 소년 ‘류’와 날개 달린 소녀 ‘니나’가 언제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시리즈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특징인 <브레스 오브 파이어>는 액션 게임의 명가였던 캡콤이 액션 이외에도 다른 게임도 잘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는 그래픽 면에서도 그들의 장점을 한층 살렸습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는 그래픽 면에서도 그들의 장점을 한층 살렸습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 시리즈는 한때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에 버금가는 명성을 얻었던 적도 있었지만, 색다른 시도를 많이 했던 5편이 팬들에게 미묘한 평가를 받으면서 저조한 실적을 얻자 오랫동안 신작을 만나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한국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브레스 오브 파이어 6: 백룡의 수호자들>이 나오긴 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는지 2년 만에 서비스가 종료되기도 했습니다. 원 그래도 유일한 RPG 시리즈를 그대로 버리기는 아까울 테니 어떻게든 부활시키지 않을까요?

전용 컨트롤러의 박력! 철기 시리즈


2002년, Xbox 독점작으로 발매되었던 캡콤의 <철기>는 여러모로 게임계 역사에 남을 괴작이자 걸작이었습니다. 2족 보행 메카닉 ‘철기’를 조종하는 이 게임의 전용 컨트롤러는 지금까지의 게임 역사를 통틀어서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물건이었기 때문이죠.

철기의 전용 컨트롤러는 진짜 조종석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우측 상단은 탈출 버튼으로, 파괴되기 전에 누르지 않으면 저장 데이터가 삭제된다고 합니다.  철기의 전용 컨트롤러는 진짜 조종석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우측 상단은 탈출 버튼으로, 파괴되기 전에 누르지 않으면 저장 데이터가 삭제된다고 합니다.


진짜 메카닉에 탑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수많은 버튼들. 그리고 이 버튼들이 그저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다 사용된다는 점 또한 쇼킹합니다. 가격 또한 아름다웠지만(?) 메카닉 마니아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과 같은 물건이었습니다.

철기는 당시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플레이하는데 전용 컨트롤러를 요구하는 데에다가 PS2에 고전하던 Xbox 전용으로 발매된 탓인지 저변을 넓히지 못하고 실험작에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이후 2012년에는 <아머드 코어>로 메카닉 액션 제작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외주로 후속작인 <중철기>가 Xbox 360으로 발매되기도 했습니다만, 원작 <철기>의 매력인 전용 컨트롤러는 없고 모션 컨트롤러인 키넥트로 플레이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키넥트의 동작 인식이 너무 잘 안되었던 것 때문에 혹독한 평가를 받고 현재 후속작의 소식은 없는 상태입니다.

만일 <철기>의 후속작이 콘솔 전용이 아니라 PC용으로만 만들어진다고 해도 상황이 많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PC 게임에는 키보드의 여러 버튼들을 활용해야 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같은 것도 있으니 말이죠.

나올 리 없지만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망상들


캡콤은 액션뿐만 아니라 슈팅 게임도 잘 만들던 회사였습니다. 무기의 파워업 개념과 ‘무적 회피’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던 <1942>부터 시작해서, 슈팅 게임에 RPG처럼 레벨업 개념을 넣은 <에어리어 88>, <캐리어 에어 윙> 등의 게임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에어리어 88>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고 판권이 문제가 되는 모양인지 이후 후속작은 <캐리어 에어 윙>이란 제목으로 원작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에어리어 88>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고 판권이 문제가 되는 모양인지 이후 후속작은 <캐리어 에어 윙>이란 제목으로 원작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전후 공격 버튼을 바꿀 수 있는 <사이드 암즈>나, 거대한 회전형 버튼을 채택해서 이것을 누르고 있으면 사격, 돌리면 사격 방향 제어, 두 번 빠르게 누르면 전멸기를 사용할 수 있는 <로스트 월드>처럼 독특한 컨트롤러를 도입한 슈팅 게임도 있었습니다.

독특한 컨트롤러를 사용했던 <로스트 월드(해외명 포가튼 월드)>는 다이얼식 버튼을 누르고 돌려서 컨트롤했습니다. 독특한 컨트롤러를 사용했던 <로스트 월드(해외명 포가튼 월드)>는 다이얼식 버튼을 누르고 돌려서 컨트롤했습니다.


물론 이런 슈팅 게임들은 세대를 거듭해오면서 계속 이식을 하며 재탕을 했지만(자체에 판권이 없는 에어리어 88은 제외), 신작을 내놓은 일은 없었습니다. 물론, 과거엔 대중적이었던 슈팅 게임이 이제는 너무 마니악 한 장르가 되어버리면서 아마도 새로 제작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관련 IP를 이용한 다른 장르의 게임 같은 것은 어떨까 망상해봅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온라인화되었다가 서비스가 종료된 <마계촌> 시리즈, 자회사 클로버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던 <뷰티풀 죠>, <갓 핸드>, <오오카미> 등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오오카미>는 이후 여러 이식작이 나오긴 했지만, 일본 신화를 다룬 일본색이 강한 게임이라 국내에서는 큰 인기가 없었습니다. 단,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몽환적인 그래픽에 붓을 이용하는 듯한 독창적인 게임 플레이로 지금까지도 여러 번 이식되면서 재활용되고 있는 걸작이기도 하죠.

클로버 스튜디오가 남긴 유산 중 하나, <오오카미> CG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였습니다.  클로버 스튜디오가 남긴 유산 중 하나, <오오카미> CG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였습니다.


망상을 마치며...


캡콤은 장르의 원류 격의 된 게임도 많이 제작하는 큰 성공을 거둔 게임사이기도 했지만 과거 과도한 DLC 상술이나 원작 팬을 무시하는 게임 개발, 과거 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과도한 견제 행위 등으로 비판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위) 지금은 현시대에 맞는 그래픽으로 나온 <록맨 11>이지만… (아래) 시리즈 부활이랍시고 도트 그래픽 그대로 내놓아 ‘우리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라는 비판을 받은 <록맨> 9편과 10편. (위) 지금은 현시대에 맞는 그래픽으로 나온 <록맨 11>이지만… (아래) 시리즈 부활이랍시고 도트 그래픽 그대로 내놓아 ‘우리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라는 비판을 받은 <록맨> 9편과 10편.


그러다가 <몬스터 헌터: 월드>의 성공과 과거 IP를 발굴한 <록맨 11> 등이 좋은 실적을 얻자 그들이 갈 길은 게임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은 모양인지, 적극적인 게임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여기서 걱정되는 점은 휴면 IP의 발굴이 지금까지처럼 그냥 과거 게임의 HD 버전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캡콤이 했던 행보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죠. 여기서 더 나아가 <록맨 11>처럼 새로운 게임을 새 시대에 맞게 개발하면 좋겠다는 망상, 저 만의 기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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