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십’ 첫 잠수함, 직접 플레이 해봤다

이덕규 객원기자  |  2018.10.11 15:06
게임과 다른 콘텐츠의 차별점은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특히 일상 속에서 접할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상황도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죠. 용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즐기는 고즈넉한 삶이나 포화를 뚫고 적의 수장을 처치하는 체험을 일생 중 몇 번이나 맞닥뜨릴 수 있을까요. 이런 점을 보면 마음 속으로만 품고 있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통로인 듯도 합니다.


이런 ‘로망 실현’은 허구를 바탕으로 할 때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철저히 상상에 기반해 구현해도 비교할 대상이 없죠. 그런데 실제로 존재했던 사건이나 물건을 게임으로 만드는 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모티브가 된 소재를 ‘얼마나 현실과 비슷하게 만들었나’가 늘 화두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게임을 이를 때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작품’이라는 점을 쉽사리 강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도 방영 초기, 역사 고증 논란이 있었다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도 방영 초기, 역사 고증 논란이 있었다
그래서 ‘월드 오브 워십’이 짊어진 수식어의 무게는 상당하리라 짐작됩니다. 과거에 운용됐던 전함을 재현하는 데 힘을 쏟는 건 사실이지만, 전투가 핵심인 게임을 만들다 보니 고증과 별개로 밸런스도 맞춰야 하고요. 출시 초기부터 논의돼왔던 잠수함 유닛이 이제 등장하는 데도 그런 ‘고증 덕후’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작용한 듯합니다. 그 무게를 딛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월드 오브 워십’의 잠수함 유닛은 어떤지 확인해봤습니다.

적을 교란하는 미지의 공포


잠수함은 실전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기체입니다. 대부분 경우 상대방의 위치가 전술 수립과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소재 확인이 어려워 위협적인 변수로 여겨지죠. 쉽게 위치 파악이 되는 다른 전함과 달리, 잠수함은 물 밑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어디서 등장할지 알 수 없습니다.

거기에 어뢰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전함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대에 와서는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더가 나오고, 물 위에 띄우는 기뢰로 원활한 이동을 막는 등 대응 방법이 고안됐지만 여전히 무서운 존재죠.

‘월드 오브 워십’의 잠수함도 정확히 그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조작은 순양함과 전함 등 일반 유닛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3인칭 백뷰에 조작 메커니즘도 같습니다.

잠수함 조작 버튼, 최종 버전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잠수함 조작 버튼, 최종 버전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특성이 상당히 다르죠. 이른바 미지의 공포라고 해야 할까요? 물 위에서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는 순간에도 소리 없이 이동해 적의 뒤를 칩니다. 실제로 유닛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위치를 파악할 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수중 움직임이 순양함 정도로 꽤 날렵해 웬만한 포탄은 쉽게 피해버리죠. 위치가 완전히 노출된 채로 사방에서 날아드는 포탄을 피해야 하는 해상 기체에 비해서는 아주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학구적인 자세로 플레이 해 보았다 학구적인 자세로 플레이 해 보았다
여기에 어뢰 궤적까지 보이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월드 오브 워십’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닛이 되었을 텐데, 다행히(!) 어뢰가 물을 가르고 오는 모습은 보입니다. 어뢰의 움직임을 보고 궤적을 역주행해 보면 발사한 기체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죠. 그리고 어뢰는 물 밖에서만 발포가 가능해 완벽한 은신은 어렵습니다. 게임 특성상 기체의 움직임이 빠르다고 해도 ‘히트 앤드 런’ 전략이 가능할 정도는 아닌지라, 경기 흐름만 파악하고 있다면 충분히 제압 가능합니다.

더불어 산소 게이지가 존재해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기체 길이의 1/3 이상이 드러나야 해서 상대 몰래 산소를 채우고 다시 잠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타 유닛에 비해 내구성이 높지 않은 편이라 포격을 3번 남짓 맞으면 체력이 많이 빠져서 공격적인 플레이도 힘들어집니다. AOS 장르에서 은신형 캐릭터가 그러하듯 잠수함도 적의 수를 먼저 읽고 대응한다면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반대로 전략을 간파당하면 한순간에 주도권을 뺏기는 유닛인 셈입니다.

이렇게 전함을 함락시킬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전함을 함락시킬 수도 있지만


포를 쏘려면 올라와야 하니, 상황 판단이 아주 중요하다 포를 쏘려면 올라와야 하니, 상황 판단이 아주 중요하다
역사 속 잠수함은 조금 더 기다려야



잠수함의 성능과 역할은 특별히 고증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애초에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이죠. 앞서 언급된 ‘월드 오브 워십’ 내 잠수함의 역할도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핵심 포인트는 역사 속에 존재했던 기체들을 재현한 수준일 텐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각 국가의 잠수함 트리를 체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잠수함 시연에서는 창작 기체만 플레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워게이밍 역시 각 국가 잠수함의 기능과 위력을 고증하는 것보다는 유닛 자체의 역할을 검증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죠. ‘월드 오브 워십’의 핵심 콘텐츠는 유저간 대전이다 보니, 밸런스를 고려해야 하는데 잠수함이 등장하면 현재의 상성 관계가 완전히 재정립되어야 하는 탓입니다.

할로윈 이벤트용으로 디자인된 스팀펑크 잠수함 할로윈 이벤트용으로 디자인된 스팀펑크 잠수함
그래서 실제로 워게이밍도 잠수함을 새 유닛으로 추가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본 서버에 바로 적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제한적으로 플레이 가능한 ‘이벤트 유닛’으로 먼저 소개한다는 방침입니다. 향후 잠수함이 정식 유닛으로 업데이트되면 독일, 일본 기체 라인업을 가장 먼저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워게이밍의 장기인 고증은 그 시점에 확인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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