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로망 실현’은 허구를 바탕으로 할 때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철저히 상상에 기반해 구현해도 비교할 대상이 없죠. 그런데 실제로 존재했던 사건이나 물건을 게임으로 만드는 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모티브가 된 소재를 ‘얼마나 현실과 비슷하게 만들었나’가 늘 화두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게임을 이를 때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작품’이라는 점을 쉽사리 강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도 방영 초기, 역사 고증 논란이 있었다
잠수함은 실전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기체입니다. 대부분 경우 상대방의 위치가 전술 수립과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소재 확인이 어려워 위협적인 변수로 여겨지죠. 쉽게 위치 파악이 되는 다른 전함과 달리, 잠수함은 물 밑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어디서 등장할지 알 수 없습니다.
거기에 어뢰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전함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대에 와서는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더가 나오고, 물 위에 띄우는 기뢰로 원활한 이동을 막는 등 대응 방법이 고안됐지만 여전히 무서운 존재죠.
‘월드 오브 워십’의 잠수함도 정확히 그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조작은 순양함과 전함 등 일반 유닛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3인칭 백뷰에 조작 메커니즘도 같습니다.
잠수함 조작 버튼, 최종 버전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학구적인 자세로 플레이 해 보았다
더불어 산소 게이지가 존재해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기체 길이의 1/3 이상이 드러나야 해서 상대 몰래 산소를 채우고 다시 잠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타 유닛에 비해 내구성이 높지 않은 편이라 포격을 3번 남짓 맞으면 체력이 많이 빠져서 공격적인 플레이도 힘들어집니다. AOS 장르에서 은신형 캐릭터가 그러하듯 잠수함도 적의 수를 먼저 읽고 대응한다면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반대로 전략을 간파당하면 한순간에 주도권을 뺏기는 유닛인 셈입니다.
이렇게 전함을 함락시킬 수도 있지만
포를 쏘려면 올라와야 하니, 상황 판단이 아주 중요하다
잠수함의 성능과 역할은 특별히 고증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애초에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이죠. 앞서 언급된 ‘월드 오브 워십’ 내 잠수함의 역할도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핵심 포인트는 역사 속에 존재했던 기체들을 재현한 수준일 텐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각 국가의 잠수함 트리를 체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잠수함 시연에서는 창작 기체만 플레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워게이밍 역시 각 국가 잠수함의 기능과 위력을 고증하는 것보다는 유닛 자체의 역할을 검증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죠. ‘월드 오브 워십’의 핵심 콘텐츠는 유저간 대전이다 보니, 밸런스를 고려해야 하는데 잠수함이 등장하면 현재의 상성 관계가 완전히 재정립되어야 하는 탓입니다.
할로윈 이벤트용으로 디자인된 스팀펑크 잠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