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인생 캐릭터? 죽을 때까지 못찾을 걸요"(인터뷰)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남도진 역 김주혁 인터뷰

이경호 기자  |  2017.04.28 10:04
배우 김주혁/사진제공=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주혁/사진제공=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주혁(45)이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으로 다시 한 번 악역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에서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얽힌 재력가 남도진(김주혁 분)과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고수 분)의 서스펜스 스릴러.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김주혁이 맡은 남도진은 부와 명예, 명석한 두뇌를 소유한 경성 재력가다. 남도진은 출신이 분명치 않고, 베일에 싸여있는 인물로 최승만을 이용해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키려 하는 냉혈한이다.

이번 작품에서 김주혁은 다시 한 번 악역을 맡아 열연했고, 그는 '공조'에서 보여준 북한군 특수부대 출신 차기성과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남도진은 사이코패스적인 인물이었죠. 그게 힘들었어요. 제가 사이코패스를 이해할 수 없으니까, 좀 막연하게 연기한 부분도 없잖아 있어요. 반면 '공조' 때는 혁명가라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니까, 오히려 제가 편했죠."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김주혁의 등장은 극 중반부터다. 첫 등장 또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데, 자신 또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처음부터 등장해서 극을 이끌어 가면 괜찮은데, 중반에 등장하니까 힘들었어요. 멋도 있어야 하고, 강렬한 느낌도 전해야 했으니까요."

배우 김주혁/사진제공=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주혁/사진제공=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김주혁은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4개국어(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외에 피아노 연주까지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집된 부분이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어이가 없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진심으로 아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사회 때 봤는데, 피아노 연주신이 편집됐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어요. 이 신을 위해 전자 피아노까지 샀었는데, 편집을 해버렸더라고요. 저택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었는데,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진짜 두 달 동안 열심히 했는데 아쉽죠."

그는 편집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마음에 들었던 신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문성근 선배랑 같이 한 장면인데, 제가 면도를 받는 모습이죠. 제 캐릭터 심리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게 사실상 제대로 된 첫 등장인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거든요. 느낌있게 잘 나온 것 같아요."

김주혁은 고수, 박성웅, 문성근 등 배우들과 호흡도 아주 좋았다고 했다.

"문성근 선배, 박성웅 씨와는 법정에서만 만나 많이 친해질 시간이 없었어요. 그건 좀 아쉽네요. 그리고 고수 씨와는 격렬한 액션신도 소화했었는데, 잘 맞았어요. 제가 상대에게 잘 맞춰주는 편이라 그런지 호흡이 안 맞는 배우는 없었어요."

고수와 액션신은 상당히 목숨을 건 사투였기에 정말 치열했다. 마흔살을 훌쩍 넘은 김주혁이 액션 배우를 욕심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에 김주혁은 손사레를 치며 "아니야"라고 했다.

"액션신은 3~4일에 걸쳐 찍었어요. 저택 내부에서 한 번, 지하실에서 한 번 싸웠죠. 치열하게 그려졌죠. 액션에 욕심낸 것은 아니고, 액션 배우를 하려고 하지 않아요."

배우 김주혁/사진제공=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주혁/사진제공=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김주혁은 그간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작품에서 매번 색다른 연기를 펼쳤다. 그 중에는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도 있었다. 배우 스스로 인생 캐릭터라고 손꼽을 만한 것도 있을 텐데, 김주혁은 "없다"고 말했다.

"(연기에) 항상 부족함을 느껴요. 마음에 드는 것을 해도 마음에 들까 싶을 때도 있죠. 저 스스로 '너무 충만했어'라고 해도 나중에 보면 또 아니더라고요. 인생 캐릭터는 죽을 때까지 못찾을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해 김주혁은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돈보다 연기에 만족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순수함을 갖고 살아가는 김주혁. 어느 덧 그도 마흔 중반을 넘어섰다. 아직 미혼인 그는 지난해 12월 이유영(28)과 결혼 계획이 있는지 묻자 "할 때 되면 해야 하는데, 제가 할 나이가 지나긴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생 캐릭터보다 인생 반려자를 찾는 게 더 급해 보인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으로 관객들과 만날 김주혁. 연기에 대한 자신감 있는 그가 오는 5월 극장가에 어떤 파란을 일으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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