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전훈 보너스 단체 삭감에 서운, 구단들 '情' 사라져" (일문일답)

리베라호텔=김우종 기자  |  2017.03.30 16:41
이호준 선수협 회장이 30일 공식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이호준 선수협 회장이 30일 공식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이호준(41,NC)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이 선수들의 '메리트 부활 요구' 및 '팬 사인회 보이콧 논란'에 대해 진화에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인 이호준과 선수협 사무총장인 김선웅 변호사는 30일 오후 3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선수협 측의 메리트 부활 요구 및 팬 사인회 보이콧에 대한 내용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호준 회장은 "지난 27일 선수협 이사회에서 10개 구단 주장들끼리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논란이 커진 것에 대해 "사실 얼마 전까지 '정'이란 게 있었다. 20년 넘게 야구를 했는데, 전지훈련을 떠나면 구단에서 선수에게 주는 보너스 형태의 금액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올해에는 단장 회의에서 일괄적으로 금액을 정한 뒤 선수들에게 통보를 했다. 그 부분에 있어 사실 선수들이 많이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 사실 안 받아도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10개 구단이 금액을 딱 정하는 데 있어 정말 '정'이 없는 것처럼 느꼈다. 과거엔 금액을 떠나 정이 있었는데, 올해는 이런 부분이 속상했다"고 이런 논란이 불거졌던 배경을 밝혔다.

다음은 이호준 회장과의 일문일답.

- 선수협이 요구한 건 메리트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팬 사인회 보이콧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나왔나

▶ 이 이야기가 어느 팀에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이런 발언이 한국 프로야구에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야기인가. 저도 궁금하다. 그런 이야기는 전혀 나온 적이 없다.

제가 현장에 있는데, 사인회 부분에 대해 선수와 이야기가 되는 부분이 없는 것도 있다. 그날 선수가 아프고 컨디션이 안 좋을 수도 있는데, 통보식으로 할 때가 있다. 이런 부분도 개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인회에서 정말 유명한 선수보다도 골고루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선수협에서 요구하는 복지 수당 등이 금액적으로 사라진 메리트와 차이가 있나

▶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건 전혀 없었다. 메리트는 폐지가 됐고, 선수들과 구단이 이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듣고 싶었다. 방법이 있나 없나에 대해 듣고 싶었는데 방향이 이상하게 흘렀다. 개막전을 앞두고 이런 문제로 팬들께서 실망하시고, 선수들의 힘 빠질까 봐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 구단과의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 또 구단이 안 받아들일 경우, 거부권은 있는가

▶ 이건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구단 측에 의견을 전달하는 단계였다. 결정난 부분이 아니다. 팬 서비스는 계속해서 간다. 그러나 구단이 하는 것보다 더 멋있게 자발적으로 할 것이다. 어떤 스폰서가 더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고, 팬들과 더 좋은 행사를 마련해주는 곳이 있다면 그쪽과 접촉을 해 볼 만하다. 접촉을 해서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안할 수도 있다. 구단이 거부할 시에 이런 것들을 해보자는 안도 나왔다.

사실 이런 부분(메리트)들이 없어지는 추세다. 선수들이 이익을 받던 게 하나씩 없어지고 있었다. 그러면 정말 정정당당하게 선수들의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뭘까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 메리트 금지가 이번 논란의 계기라고 보나

▶ 그렇다면 지난해 이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사실 불만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 구단이 그동안 전지훈련 때 지급했던 '연봉 외 수당'을 통일한 게 영향을 미쳤나

▶ 그렇다. 사실 좀 놀랐다. 전지훈련 시 가족이나 와이프 그리고 아이들과 떨어져 지낸다. 사실 그 금액은 크지 않다. 그런 부분들까지 '10개 구단 단장들이 회의를 거친 뒤 일괄적으로 이렇게 하자'고 했더라. 지난해 몇 년 동안 했던 금액의 반 정도 금액만 주겠다고 했다. 그 돈을 안 받는 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그 팀 선수 쪽에서 기분이 나빴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저는 2군 선수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저희는 살기 팍팍한데, FA 최고 선수들만 보고 팬들은 '프로 선수들이 돈 욕심 낸다'고 이야기를 한다. 밑에 있는 친구들은 힘들어한다. 25~35만원짜리 배트도 스폰을 받지 못한 채 자비로 사기도 한다.

사실 FA 선수들도 많은 걸 포기한 뒤 그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FA까지 올라가기 위해, 사실 전 아들이 어떻게 컸는지 모른다. 주말에도 운동을 계속 하고 월요일에 하루 쉰다. 집에 가면 아무도 없다. 그런 걸 포기하고 이 자리까지 왔는데, 조금 그런 식으로 비춰 지는 게 저희 선수들을 힘들게 만든다. 여기 계신 분들도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매년 잘해서 연봉 올리고 싶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하는 것 아닌가. 그런 부분만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 10개 구단 주장들한테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는지 확인했나

▶ 그렇다. 보이콧이란 단어는 나오지도 않았다. 팬 사인회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았다. 구단 행사들이 있는데, 저희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겠습니까. 사실 단장 회의서 좋은 답을 주시길 바랐다. 혹시라도 좋은 내용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전달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진짜 모르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닌가. 어떻게 선수가 감히 팬을 볼모로 해서 구단과 협상을, 보이콧을 하겠는가.

- 팬들 쪽에서 '메리트가 없어서 열심히 안 하네' 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 메리트 제도를 처음에 없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실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왜 없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뒤 동의했다. '이 팀은 돈을 많이 줘서 이겨?'라는 말을 들을 때, 사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비춰 진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고 본다.

이번 논란의 경우, 메리트가 중점이 아니라고 본다. 사실상 메리트를 하고 싶은 선수보다도 단장이나 사장분들이 더 하고 싶다는 분들도 있다. '뭔가 (메리트를) 반영해주면 성적이 날 거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 팀마다 예산이 있다. 1년 뒤의 것을 미리 앞으로 당겨와서 메리트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해 연봉 협상할 때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열심히 해서 연봉으로 더 많이 받자'고 한 부분이 있었다. 근데 몸으로 와 닿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의 연봉 협상 등을 보면 '많이 해줬구나'하는 걸 잘 못 느낀다.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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