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자동 고의4구 도입,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김우종 기자  |  2017.02.28 06:05
투구 없는 고의4구. 한국은 과연? 투구 없는 고의4구. 한국은 과연?


'투구 없는 고의 4구'.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가 시행한다고 할 지라도 한국은 도입에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KBO 핵심 관계자는 27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투구를 하지 않는 고의 4구' 도입에 대해 "아직 전혀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23일 '투구를 하지 않고 벤치의 사인만으로 고의 4구를 적용한다'는 규칙 개정안을 선수 노조 측에 전달했다. 선수 노조 측 역시 이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가 이런 제안을 수용한 것은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고의 4구를 위해서는 공 4개를 반드시 던져야 했다. 야구 규칙 10.16 (b)에 따르면 '투수가 볼넷이 결정되는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지 않고 고의적으로 포수석 밖에 서 있는 포수에게 투구할 때는 고의4구를 기록한다'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이제 메이저리그서는 벤치 사인 하나면 충분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공 4개를 던질 필요 없이 자동으로 1루에 타자를 내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다. 반대 의견 역시 적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자동 고의4구를 실행할 경우, 야구의 우발성이 사라진다는 점, 또 시간 단축에 그렇게까지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KBO 역시 '야구적인 요소' 그리고 '각 나라 고유의 사정' 등을 언급하며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KBO 관계자는 "사실 2년 전에도 경기 시간 단축에 관해 논의하던 중, 투구 없는 고의 4구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서도 당시 논의가 됐다. 우리 역시 규칙위원회에서 이 주제를 다뤘다"면서 "당시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이 부분에 대해 수용을 안했다. 한국서는 야구적인 요소에 있어 수용하는데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이런 농담도 나눴다. 그렇다면 홈런을 친 뒤 왜 그라운드를 돌겠는가. 홈런이 확인된 이후 주자만 들어오고 타자는 뛸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와 한국 야구의 상황을 비교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 4분 정도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역대 두 번째로 긴 3시간 25분이었다"면서 "사고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미국은 경기 시간이 3시간을 넘길 경우, 상당히 긴 것으로 본다. 경기 시간 단축에 있어 비상이 걸리는 스타일이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은 그동안 메이저리그가 새로운 제도를 만들 경우,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었다. 스피드업 규정과 합의 판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KBO 관계자는 "미국과 시각 차이가 있다. 현장과 규칙위에서는 이 '투구 없는 고의4구가' 야구적인 요소와 충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나라들이 다 자기 실정에 맞춰서 진행하는 부분이 있다. 각 나라 실정에 맞게 반영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하지만 국제적인 룰로서 각종 세계 대회 규칙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만약 WBC에서도 그렇게 하자고 할 경우, 한국도 그 규정에 따라야 할 것이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승부치기처럼 말이다"라면서 "스피드업은 대부분 공감하게 중요시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각 나라마다 이번 '투구 없는 고의4구' 안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구 없는 고의4구가 실행될 경우, 이런 타자들의 세심한 표정도 볼 수 없게 될 지 모른다. 투구 없는 고의4구가 실행될 경우, 이런 타자들의 세심한 표정도 볼 수 없게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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