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첫 한국 개최' WBC, 경기 외적 최악의 난국.. 대책은?

장윤호 기자  |  2017.02.28 06:05
한국 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스1 한국 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스1


야구의 월드컵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06년 처음으로 시작해 한국의 4강 신화가 펼쳐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WBC가 2009년, 2013년을 지나 2017년 오는 3월 사상 처음으로 한국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1라운드가 열린다.

한국에 최초의 돔 구장이 건립됨으로써 여전히 추운 3월 서울에서 예선 1라운드 개최가 가능해졌다. 일본, 대만에 이어 한국이 WBC 무대가 되면서 세계 야구계에 한국 야구의 저변과 인프라를 알리며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경기가 금년 WBC다. 그런데 한국 야구의 준비 상황과 현실은 어떤가?

글쓴이는 WBC에서 우리 한국 대표팀이 보여줄 열정과 경기력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문제는 경기 외적인 여건이다.

김인식 감독을 ‘국민 감독’으로 만든 2006년 2009년 WBC에 이어 세 번째로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합동 훈련을 마친 뒤 귀국해 25일과 26일 쿠바와 고척돔구장에서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은 6-1, 7-6 승리를 거두며 경기 감각을 서서히 끌어 올리고 있다. 비록 평가전이기는 하지만 한국-쿠바 전은 각별한 가치가 있다.

한국은 목표대로 1라운드를 통과하면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에서 쿠바와 4강 결선 진출을 다툴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단 김인식 감독과 우리 대표 선수들은 쿠바를 상대로 1차전 완승에 이어 2차전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요즘 야구 얘기를 나누다보면 여러 팬들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대체로 WBC에 대해 잘 모른다는 내용이다. "나이가 드신 분들 중에는 서울 고척돔에서 WBC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부 젊은 층도 비슷하다"는 말이 들려온다.

글쓴이는 이날 저녁 방송사들의 스포츠 뉴스를 유심히 봤다. 왜 많은 분들이 서울 고척돔에서 WBC 1라운드가 열리는지 모르고 있는가 궁금해서였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 /사진=뉴스1 대표팀 김인식 감독. /사진=뉴스1


8시에 시작한 A 방송사의 스포츠 뉴스에서 첫 소식은 메이저리거 박병호와 황재균의 홈런이었다. 동계 아시안게임 결산, LPGA 골프 소식이 이어졌고 마지막에 WBC 손아섭 등의 활약이 짧게 소개됐다.

B 방송사는 동계아시안게임으로 시작했는데 WBC 화면과 비중을 둔 뉴스는 아예 없었고 자막으로 경기 결과만 단신으로 나왔다.

C 방송사는 WBC와 관련된 소식을 아예 내보내지 않았다.

3사 모두 프로배구 등 스포츠 뉴스를 폭넓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는데 연습 경기이기는 해도 국가대표가 나선 WBC에 대한 뉴스 편성은 극히 낮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스포츠뉴스에서 WBC를 비중 있게 보도해줘야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을 이끌 수 있는데 현실은 거리가 멀었다.

물론 최순실 사태, 국정 농단 등으로 촉발된 사회 문제와 사드 배치로 인한 대내외적인 갈등, 특검과 대통령 탄핵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대립, 그리고 대선 정국이 맞물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뒷전에 밀린 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회적 상황을 의식해 한국 WBC 대표팀은 국민들에게 시원한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쿠바전 승리는 중계권을 가지고 2개 채널에서 생중계한 방송사의 스포츠 뉴스와 네이버 스포츠에서만 가장 첫 소식으로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러한 상황은 대회를 유치한 한국야구위원회 등 주최 측에도 최악의 위기를 불러들이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인한 기업의 협찬 중지 등이 겹쳐지면서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WBC의 스폰서를 제대로 유치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WBC 국가대표 선수단의 지원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사기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3월 1일에는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이 모두 입국해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한국은 6일 월요일 오후 6시30분 고척돔에서 이스라엘과 첫 경기를 펼친다.

우리나라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WBC에 대해 야구팬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과 기업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3월12일 일본 도쿄돔에서 2라운드가 시작되는데 한국-일본의 숙명적인 라이벌전은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 최초 돔구장에서 열리게 된 WBC. /사진=뉴스1 한국 최초 돔구장에서 열리게 된 WBC. /사진=뉴스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